나무나 약초를 다린물에도 타먹고, 음식에도 넣어먹으려고 구입한 향토농산 아카시아꿀, 이전에 구입했던 향토농산 잡화꿀도 뭐 저렴하고 무난하게 잘 먹었던터라서 이번엔 몇천원 더 비싼 아카시아꿀로 한번 주문해봤다.
먼저, 꿀에 대해 간단히 짚고 넘어가면,
벌꿀은 토종꿀과 양봉꿀,사양꿀로 나뉘는데, 토종꿀은 일년 중 가을에 한번만 채취하고 종류도 토종꿀 한가지인 반면, 양봉꿀은 수시로 채취하며 아카시아꿀, 잡화꿀(여러가지 꽃을 먹인) 등이 이에 속하고, 사양꿀은 벌에게 설탕물을 먹여 만들 꿀을 말한다.
설탕을 먹여 만든 사양꿀은 무조건 나쁘다? 라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사양꿀을 비싼 토종꿀로 둔갑시켜 파는 행위가 나쁜 것이지, 사양꿀 자체만으로는 설탕이 벌의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을 거쳐 단당류로 바꾸기 때문에, 체내 흡수가 빠른 꿀의 특징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요즘 나물에 설탕을 넣어서 발효한 효소라는 것도 단당류로 분해된 것이니 비슷하다고 볼 수 있으려나..)
단, 설탕을 먹이다보니 꽃을 먹은 토종꿀이나 양봉꿀에 비해서 미네랄, 폴리페놀, 비타민 등 좋은 성분에서 차이가 나는건 당연하다.
진짜 꿀을 구별하는 방법으로 끓이고, 태우고, 돌리고 등의 방법으로 구분 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있고, 요즘은 탄소동위원소 검사법에 의한 탄소동위원소 비율 표시가 믿을만한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탄소동위원소 검사법이란, 벌이 꿀을 빨아들이는 C3 식물군의 탄소동위원소 비율이 -22~-33 이고, 여기서 만들어진 벌꿀의 경우 탄소동위원소 비율이 -23.4~-26.4 의 범위를 갖게된다. 설탕의 원료로 사용되는 사탕수수 같은 C4 식물군의 탄소동위원소 비율은 -10~-20 이라는데 착안해 만든 검사법이다.
그러나 탄소 동위원소 수치도 먹이는 설탕의 종류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는 부분이라 여전히 천연꿀과 설탕꿀을 완벽하게 구별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닐수도 있다고 한다.
대기업이 만들어 믿을수 있다고 알려진 동서벌꿀과 믿음은 모르겠고 일단 저렴한 가격에 꿀맛을 볼 수 있어서 구입한 향토농산의 벌꿀 가격을 살짝 비교..
항토농산 잡화꿀 2.4kg 15280원(6.4원/g)
향토농산 아카시아꿀 2.4kg 22500원(9.4원/g)
동서벌꿀 다화꿀(잡화꿀) 600g 11800원(19.7원/g)
동서벌꿀 아카시아꿀 900g 19340원(21.5원/g)
* 배송비를 제외한 가격
잡화꿀은 3배, 아카시아꿀은 2배 정도의 가격차이를 보인다.
뭐 진짜꿀에 몸에 좋은 성분이 들어있고 건강에 좋다는건 알지만, 사양꿀도 기본적으로 당분 흡수에 관해서는 비슷한 효과를 기대 할 수 있고, 몸이 아파서 먹으려는게 아니라 음료나 요리 등 다양하게 사용하기에 동서벌꿀은 너무 비싸다.
그렇다고 어디 믿을 수 있는 양봉업자를 딱히 알고 있는것도 아니고..
아무튼, 향토농산의 아카시아꿀이 양봉꿀인지 사양꿀인지는 모르겠으나, 탄소동위원소비율 표시가 없으니 뭐 최악으로 사양꿀이라고해도 이정도 가격이면 손해 볼 건 없겠다라는 생각에 구입했다고나 할까..
지난번 구입때도 그러더니 이 향토농산이라는 곳 포장하나는 정말.. 뽁뽁이를 아낌없이 감아준다.
일반 뽁뽁이에 비해 열배나 비싸게 팔아먹는 단열뽁뽁이의 진실? (겨울,여름 단열효과)
[보건환경연구원 검사품]아카시아벌꿀(총중량 3.2kg 내용량 2.4kg)-옥션 25000원
[보건환경연구원 검사품]잡화벌꿀(총중량 3.2kg, 내용량 2.4kg)-옥션 18480원
광고는 아니고 그냥 참고로 구입했던 우리존이라는 곳의 다나와 링크를 첨부.
택배 발송지는 향토농산이 있는 충북 금산인걸 보면, 이곳에서는 주문만 받아 향토농산으로 넘기고 향토농산에서 직접 벌꿀을 발송하는 식으로 운영하는 것 같다.
잡화꿀 살때는 없던 홍삼캔디까지 보너스로 들어있어서 좋아했는데, 홍삼농축액 함유량이 0.1%.. 하긴 요즘 설탕만 들어있는 사탕도 비싼데 이것도 어디냐..
박스는 두껍진 않지만 튼튼하고 짱짱한 편이고, 인쇄는 좀 촌스럽지만 뭐..
뒷면에 아카시아꿀, 2400g 등 제품설명이 적혀있다.
흔한 꿀병에 라벨에는 신토불이..
뚜껑에 품질보증 라벨이 붙어 있고 비닐로 한번더 밀봉처리가 되어 있다.
특이한 점 발견, 품질보증 넘버가 없다.
사진을 보정하다보니 꿀 색깔이 잡화꿀처럼 약간 어두워졌는데, 실물은 밝은 노란빛이 나는 아카시아꿀 색깔이다.
유통기한은 1년 6개월 정도로 표시되어 있다.
품질보증 번호가 없다는건, 어떤 물건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그것을 추적 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이 품질보증 스티커는 그냥 포장테이프 역할밖에 안되는 눈속임이라고 봐야되는거 아닐까 생각되는데..
보건환경연구원 검사라는 것도 아무나 의뢰비를 내면 성분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니, 그걸 진짜 꿀 인증 같은걸로 생각하기는 힘들고..
가장 유력한 탄소동위원소 비율 표시가 없는건 아쉽지만 다른 성분들을 살펴보면,
수분 20%이하, 양봉꿀의 경우 숙성과정 없이 몇일만에 꿀을 뜨기 때문에 수분 함량이 높고 산패되기 쉽다. 그래서 산패 방지를 위해 농축작업을 하는데 이때 꿀 속 분해효소가 죽으면서 유기산 생성도 멈추게 된다.
자당 7%이하, 자당이란 사탕수수에 들어있는 이당류, 꿀에게 설탕을 먹이면 단당류로 바뀌니 자당이 낮다고 사양꿀이 아니라는걸 증명하는건 아닐테고,
전화당 60%이하, 설탕을 가수분해하여 얻은 포도당과 과당의 혼합물, 흠..
산도(meg/kg) 40이하, 산도가 증가하는 경우는 산패되거나, 효소작용으로 유기산의 발생 또는 꽃가루로 인한 경우 등이 있기때문에 꼭 산도가 높다고 또는 낮다고 좋은것은 아니라고 한다.
HMF(mg/kg) 40이하, HMF란 Hedroxymethylfurfural은 산성상태에서 과당의 분해에 의해 형성되는 물질로, 적을수록 높은 품질로 평가되고, 벌꿀 내 최대 함량은 식풍공전 상 80mg/kg 이라고 한다.
결론
세상에 양봉업자가 한둘이 아니고 거기서 생산되는 양봉꿀도 많이 있을텐데, 이렇게 대기업에서 만든 동서벌꿀 밖에 믿고 먹을 수 없다는 생각이 자리잡힌 현실이 한편으론 참 안타깝기도 하다. 얼마나 양봉원에 대한 불신이 쌓이고 쌓였으면..
그렇다고 아래글처럼 꿀에 대한 본질이 아닌 단순히 진짜 가짜라는 기준만으로 동서벌꿀을 먹는게 무조건 합리적인 선택인 것처럼 말하는 것에도 동의 할 수 없다.
동서벌꿀과 사양꿀의 전격 비교 - 모모둥이 : 동서벌꿀을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비교하는 부분에서 빵터졌는데.. 근거도 없이 주관적인 생각으로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하는건 아닌듯 싶다.
리얼허니 동서벌꿀 이벤트 - 모모둥이 : 식약청에 탄소동위원소라는 곳이라니.. 탄소동위원소에 대해 알아보지도 않고, 그 수치를 그냥 농도표시 정도로 정확한 의미도 모른체로 그냥 동서벌꿀이 좋다고 말하고 있는걸로 보인다.
가장 비싼 토종꿀이 몸에 좋을거라는건 누구나 생각 할 수 있는 사실이지만, 먹는것은 무조건 비싼게 좋다는 식으로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비싼걸 선택하는게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
음식도 물건을 구입 할 때처럼 용도나 상황에 맞게 적절한걸 따져보고 구입하자로 마무리~
참고
PDA UV-Vis Spectro-photometer를 이용한 벌꿀의 품질 평가 : HMF 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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