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몇년전부터 전체 전기사용량에서 가정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산업용으로 소비되는 전기량이 더 많음에도 가정용에만 누진제를 적용해 비싼 요금을 매기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슬슬 표면위로 올라오고는 있지만, 여전히 가정용 전기요금에 누진세가 적용되어 있는 상황이다보니 마음놓고 전기를 사용할수 없는게 현실이다.
보통은 우리집의 경우 누진세 5~6단계로 10~16만원의 전기요금을 왔다갔다하는 상황인데, 전기코드를 아무리 뽑아봤자 줄어들지 않는 전기요금을 보면서, 이런 막연한 방법으로는 안되겠다 싶어 도대체 뭐시 중헌지.. 아니 문제인지 어떤 가전제품이 전기를 많이 먹는건지 한번 정확히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는데..
그러고보니 이제까지 이런 구체적인 생각을 해보지도 않고, 막연히 전기절약 공익광고에 나오는 코드뽑기나 불끄기 같은 방법을 따라하면서 여전히 전기세가 줄어들지 않는다고 푸념만 했다는게 한심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쨋든 집에서 사용하는 전기제품 중 전기를 많이 먹을걸로 예상되는 전자제품은 냉장고, 에어컨, 전기밥솥, 컴퓨터 정도 그리고 생각나는건 TV, 선풍기, 형광등 정도다.
전기요금을 파헤치려면, 먼저 전기요금 체계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는데, 그건 바로 가정용 전기에만 부과되는 누진제(누진세) 때문.
만약 누진세에 대해 모른다면 전기요금이 전달에 비해 두배가 나오면 전기를 두배로 사용했다고 생각할수 있지만, 현실에선 누진제 때문에 전기를 50%정도만 더 사용해도 전기요금은 두배가 된다.
전기요금 체계
일반 산업용 전기는 가스요금처럼 사용량에 일정한 요금을 곱하기 때문에 사용한 만큼만 요금이 나오지만, 가정에서 사용하는 주택용 전기는 누진제 때문에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비싼 요금이 그리고 사용량이 일정구간을 넘으면 일반 산업용 전기요금 보다 비싸지게 된다.
이러한 누진제는 총 6단계로 100kWh 구간마다 전기요금(1kWh)과 기본요금이 증가하는 방식으로 아래 전기요금표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전기요금표 - 한국전력 홈페이지
참고로 주택용 전기는 저압과 고압으로 나뉘는데, 고압이 저압보다 요금이 저렴한 편이고, 보통 일반주택은 저압, 아파트는 고압을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자신의 정확한 요금제는 고지서를 참고하거나 한전에 문의)
* 주택용 (저압) 요금에서 각 단계별 100kWh 사용시 기본요금 + 전력요금
각 단계가 올라갈때 마다 전기요금은 150~170%씩 증가하게 되고, 1단계와 6단계의 요금 차이는 무려 997% 거의 10배에 달하게 되는데, 보통 언론에선 좀 과장시키려고 요금이 비싼 저압을 기준으로 1단계와 6단계의 요금차이가 무려 11배까지 차이난다는걸 강조하지만, 사실 일반용 전기와 비교했을때 6단계는 5~6배 수준으로 보는게 맞다.
한달 전기사용량이 500kWh을 넘어 6단계가 되는 순간, 1kWh 사용요금은 1단계의 10kWh 사용요금과 맞먹는 수준이되니 누진제가 부담이 되는건 맞는데, 이게 또 3~4단계까지만 사용하면 (4인가구 평균 사용량) 일반 산업용 요금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볼수있는 여지도 있기 때문에 결국 문제가 되는건 전력사용량이 늘어나는 여름철과 겨울철..
누진세 | 구간(kWh) | 기본요금 (원) | 전기요금 (kWh) | 전단계 대비 증가량 | 1단계 대비 증가량 |
1단계 | 1~100 | 410 | 57.6 | ||
2단계 | 101~200 | 730 | 98.9 | 171.70% | 171.70% |
3단계 | 201~300 | 1,260 | 147.3 | 148.94% | 255.73% |
4단계 | 301~400 | 3,170 | 215.6 | 146.37% | 374.31% |
5단계 | 401~500 | 6,060 | 325.7 | 151.07% | 565.45% |
6단계 | 501~ | 10,760 | 574.6 | 176.42% | 997.57% |
* 주택용 (고압) 요금에서 누진제 1~4단계 요금의 평균 (57+98+147+215)/4=129원 (일반용 전력요금과 비슷)
보통 산업용 전기가 1kWh에 100원 근처에 누진제가 없는걸 감안하면, 가정용 전기는 누진세 3단계부터 비싸지기 시작해 4,5,6단계는 2~6배가 넘는 가격으로 올라간다.
뭐 누진제가 있는 몇 안되는 나라에 사는이상 어쩔수 없는 부분이니 그냥 이렇다는것만 알고 넘어가자..
그리고 추가로 누진제로 인해 각 구간의 요금이 다르다보니 사용량 * 전력요금의 계산이 안되기 때문에 전기요금이 계산되는 방식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전기요금이 계산되는 방식
한달에 350kWh의 전기를 사용했다면,
누진제 4단계에 해당하는 기본요금에
각 구간별 1~100 + 101~200 + 201~300 + 301~350 사용량에 대한 요금이 합해져서 요금이 산정된다.
(사용량 350kWh에 4단계 요금을 곱하는게 아니라 그나마 다행..)
전기요금 계산기 - 한국전력 홈페이지
누진제 6단계에 해당하는 기본요금에
왼쪽의 그림처럼 각 구간별 사용량에 대한 요금이 합해져서 전기요금은 15만원대가 된다. (600kWh를 넘어가는 사용량엔 6단계 최고요금 적용)
단계별로 기본요금에도 차이가 나지만 몇백원에서 몇천원으로 그 비중이 큰건 아니고, 여기에 세금이 더해지면 거의 17만원의 전기요금이 나오게 되는데, 아무튼 한달 사용량이 500kWh를 넘는순간 10만원대의 신세계로 들어간다는 것만 기억해두면 된다.
전자제품의 전기사용량 측정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집에서 사용하는 전자제품 중 전기를 많이 먹을것 같은 냉장고, TV, 에어컨, 전자렌지, 컴퓨터 등의 실제 전기사용량을 측정해서 어디서 얼마만큼의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지를 알아볼 차례.
참고로 전기요금을 계산하는 kWh는 시간당(h) 사용한 전력양(kW)을 말하는데, 전자제품의 소비전력이 1000W(=1kW)라고해서 그게 무조건 시간당 1000W를 소비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
에어컨이나 전기밥솥, 냉장고 같이 설정된 온도에서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는 전기제품의 경우 1시간 내내 최대출력을 사용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표시된 소비전력보다 시간당 사용한 전력량은 적을수 있다.
예를들어 에어컨의 경우 소비전력이 1000W라면 냉방이 켜지고 찬바람이 나올때의 소비전력이 1000W 이고, 설정온도에 도달해 냉방이 꺼지고 송풍으로 전환되면 소비전력은 50W정도로 떨어지는 과정을 반복하기 때문에, 시간당 사용한 평균 전기량은 1000W보다 적은 400~700W정도가 나오게 된다. (물론 18도로 설정해서 1시간내내 냉방이 돌아간다면 1000W가 나오겠지만)
소비전력계로 전기사용량 측정
이번에는 전기세의 원인을 꼭 찾아야 겠다는 생각에 좀 비싸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나마 가장 저렴한 2만원짜리 소비전력계를 하나 구입해봤다. (더 비싼것들도 있지만 기능은 비슷)
콘센트형으로 코드와 콘센트 중간에 끼워서 측정하는 방식인데 소비전력과 볼트, 전류 그리고 측정시간의 사용량 등 여러가지 정보를 표시해준다. (어차피 필요한건 W,kWh,측정시간 뿐이다.)
이전까지는 하루종일 돌아가는 냉장고가 전기세의 주범일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실제로 소비전력계를 이용해 측정해보니 냉장고가 사용하는 전력량은 생각처럼 많지는 않았고, 오히려 예상치 못한 TV, 컴퓨터의 전기 사용량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결과를 보면서 구입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된..
냉장고는 하루종일 돌아가는 전자제품이긴 하지만 문을 자주 연다거나 온도가 떨어질때만 압축기가 돌아가며 최대출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간당 소비전력은 생각보다 많지는 않은 100~200W 수준이다. 다만 오래된 구형 냉장고의 경우 신형냉장고에 비해 거의 1.5배에 가까운 소비전력을 보이기도 했다.
TV의 경우 의외로 많은 전기를 소비하고 있었는데, 냉장고 처럼 켜졌다 껐다를 반복하는게 아니라 켜져있는 동안은 화면밝기에 따라 일정한 출력을 유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통 컴퓨터 모니터가 50W정도의 전력을 소비하는데 비해 화면크기가 커서인지 밝기를 최대로 했을때는 200W, 절반이하로 줄였을때는 100W까지도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에어컨의 경우 최대출력이 상당히 높은편이지만 실외가가 돌아갈때만 최대출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온도를 몇도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전기소비량에 큰 차이가 발생했다.
온도를 낮게 설정해서 계속 냉방상태로 돌아간다면, 마치 냉장고 문을 열어놔서 냉장고의 압축기가 계속 돌아가는 것처럼 최대출력이 그대로 1시간 사용량이 되겠지만, 온도를 28~29도로 높게 설정해서 사용한다면, 1시간동안 냉방상태로 돌아가는 비율은 떨어지게 되고 그만큼 시간당 소비전력도 낮아지게 된다.
재밌는건 최대출력으로 따져보면 벽걸이 에어컨(700W)이 선풍기(40~50W) 약 20대와 맞먹는 전기를 사용한다고 볼수 있다. 하지만 에어컨을 적당히 높은 온도로 사용하면 시간당 300~400W대로 사용하는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선풍기를 사용하는게 무조건 에어컨보다 낫다고 볼수도 없는 노릇이다.
전기밥솥의 경우는 가열기기다보니 어느정도 전기를 사용하는 편이었는데, 취사중에는 계속 가열을 하다보니 최대출력 700W정도를 소비했지만 취사시간이 20~30분에 불과하니 시간당 사용량으로 따지면 300Wh 정도로 생각할수 있다.
보온시 사용되는 전기량은 잠깐씩 가열하면서 최대출력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시간당 사용량으로 따지면 100W정도 밖에 안됐다. (만약 24시간 꼽아놓는면 하루에 2.4kWh 한달이면 61.2kWh로 누진세 반단계에 해당하는 양이니 무시할수는 없지만)
커피포트 역시 가열기기다 보니 최대출력은 1000W로 높은편이지만, 사용시간이 기껏해야 5~10분정도라 시간당 사용량으로 따지면 200W정도로 얼마 안된다. 하지만 사용시간이 긴 전기냄비나 전기튀김기를 사용한다면 거의 에어컨과 맞먹는 전기를 사용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컴퓨터가 의외로 전기소비가 많은편이었는데, 본체가 100~300W정도 모니터가 80W정도(40W 2대)로 합하면 200~400W에 해당하니 무시할수없는 수치.
본체에 들어가있는 파워는 500W급이지만 장착한 CPU와 그래픽카드에 따라 실제 사용량은 차이가 나고, 자원사용률이 높은게임이나 작업에따라서도 소비전력은 달라졌다.
이전에는 사용하지 않을때도 항상 컴퓨터를 켜놓는 편이라 대략 계산해보면,
300W * 24시간 * 30일 = 216000Wh = 216kWh, 대략 한달에 200kWh 정도는 컴퓨터가 사용하고 있었다는건데, 이건 한달 전기사용량의 1/4에 해당하고 누진제 2단계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컴퓨터가 어느정도는 전기를 먹을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냉장고보다 많은 전기를 사용한다는건 약간 충격이라서 요즘은 사용하지 않을때는 컴퓨터를 끄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 덕에 전기료도 줄일수 있었다는..
한달 전기요금 예상해보기
그럼 전자제품의 시간당 소비전력을 알았으니 이게 얼마의 전기요금에 해당하는지를 알아볼수 있는데, 전기요금표의 전력요금과 전자제품의 시간당 소비전력을 곱하면 대략 전기요금을 가늠해 볼수 있다. (누진제 때문에 정확한 금액은 어렵지만)
예를들어 에어컨을 사용중이고 최대출력이 1000W라고 가정하고, 28도로 설정해서 사용해보니 시간당 소비전력이 500Wh가 나왔다면, 하루종일 에어컨을 사용했을때 한달 전기료는 얼마나 나올까?
시간당 소비전력 500W * 24시간 * 30일 = 360000Wh = 360kWh (한달 사용량)
전기요금 계산기로 360kWh를 입력해보면 누진세 4단계에 전기요금은 52,840원
뭐 한달내내 에어컨 튼것 치고는 얼마 안나왔다고 생각할수 있는데, 여기에 평소 한달간 사용한 전기량에 에어컨 사용량이 더해지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만약 평소 한달 전기사용량이 300kWh정도고 전기요금은 3만원대 였다면, 여기에 에어컨 사용량 360kWh을 더해 한달 사용량은 660kWh, 전기료는 212,840원이 된다.
상식적으로는 300kWh 사용하다가 660kWh 사용했으니 두배정도 나와야 겠지만, 100kWh 구간마다 요금이 배로 증가하는 누진제 때문에 무려 4배에 달하는 전기요금이 나오게 되는것.
·1단계 : 100kWh × 57.6원 = 5,760원
·2단계 : 100kWh × 98.9원 = 9,890원
·3단계 : 100kWh × 147.3원 = 14,730원
·4단계 : 100kWh × 215.6원 = 21,560원
·5단계 : 100kWh × 325.7원 = 32,570원
·6단계 : 160kWh × 574.6원 = 91,936원
전력량요금 : 176,446원
기본요금과 세금을 제외하고 전기료 부분만 살펴보면, 500kWh를 넘긴(누진제 6단계) 사용량이 전기요금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걸 볼수 있는데, 1~5단계까지 사용한 500kWh 요금보다 6단계에서 사용한 160kWh의 요금이 더 많은 말도 안되는 상황이 발생하는게 바로 한국의 가정용 전기료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전기세를 줄일만한 곳
집에 있는 전자제품들이 어떤 상황에서 전기를 어느정도 먹는지, 그리고 그게 얼마의 전기세에 해당하는지 제대로 계산 할수 있다면...
아무것도 모른상태로 열심히 코드를 뽑고, 일반 멀티탭보다 비싼 스위치형 멀티탭을 구입하는 호갱이 되고, 한여름에 에어컨 없이 선풍기로 버티는 미련한 짓을 하지 않고, 적당히 전기를 사용하면서 적당한 요금이 나오도록 조절하는것도 어느정도는 가능하다.
전기를 가장많이 소비하는건 가열,냉방 기기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냉장고, 커피포트, 전기밥솥 등 사용시간이 짧거나 냉방,가열 시간이 짧은것들은 의외로 전기 소비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오히려 장시간 사용하고 최대출력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하는 TV(150~250W), 형광등(2등 72W), 컴퓨터와 모니터(200~400W) 등이 총 사용량으로 보면 더 많은 전기를 사용한다.
선풍기 50W * 24시간 * 30일 = 36000Wh = 36kWh
형광등 2등 72W * 12시간 * 30일 = 25920Wh = 26kWh
참고로 보통 방등에 사용되는 형광등 1개의 소비전력이 36W, 2등 72W, 3등 108W로 적지 않은 전기를 사용하는데, 요즘 많이 저렴해진 LED 방등 30W 짜리가 형광등 72W와 비슷한 밝기로 만원정도면 구입 가능.
절약되는 42W를 한달 전기료로 계산해보면 40W * 12시간 * 30일 = 14.4kWh
누진세 4단계로 적용하면 14.4kWh * 215원 = 3,096원, 3달정도 사용하면 LED등기구 값이 빠지고 그 이후로는 한달에 3천원씩 이득, 형광등보다 수명이 열배정도 긴 것까지 감안하면 LED등으로 교체하는것도 충분히 고려해볼만 하다. (예전 3~4만원일때는 매력이 없었지만)
대기전력은 신경안써도..
대기전력은 전자제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그 양이 크지 않아서 피곤하게 콘센트를 뽑아가며 신경쓸 필요까지는 없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인데..
과거에비해 기술이 발전하면서 대기전력이 낮아지기도 했고, 4인가족 평균 누진세 4단계에서 대기전력이 차지하는 전기요금은 만원 이하, 그보다 낮은 누진제라면 몇천원에 불과해서 그 피곤함에 비하면 그리 크지 않은 금액이다.
보통 대기전력은 디지털 방식의 제품에서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어서, 아날로그 다이얼 선풍기 같은건 대기전력이 거의 없지만, 액정이나 디지털 방식의 버튼을 사용하는 전자식 선풍기는 대기전력이 5~10W정도로 높게 나오는 편이다.
대기전력은 보통 1~10W정도 되는데, 스마트폰 충전시 소비되는 전력이 5W정도니 그렇게 많은양은 아니라고 볼수 있다.
10W * 24시간 * 30일 = 7200Wh = 7.2kWh
누진제 6단계로 계산하면 4100원정도, 4단계로 계산하면 1500원정도로 대기전력을 발생하는 전자제품이 서너개 된다고해도 만원 안팎, 과연 피곤하게 코드를 뽑아대는게 전기요금을 절약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공익광고 때문에 습관적으로 하는건지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대기전력 잡자고 스위치 달린 두세배 비싼 멀티탭을 구입할 필요가 있는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부분)
뭐 전기 절약과 관련된 글에서는 대기전력의 비중이 11%에 해당하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절약되는 전기요금을 강조하기도 하지만, 사실 누진제만 없다면 대기전력양의 전기세는 한달에 몇천원 수준으로 가정에서 크게 신경쓸정도도 아니었을텐데..
참고로 디지털 방식의 전자기기에서 대기전력은 그냥 소비되는 전력이 아니라 말그대로 전자제품을 준비상태로 유지하는데 사용되는 전력이다. 코드를 뽑아 대기전력을 차단한다면 전자제품은 내장된 건전지를 소모해 대기상태를 유지하거나, 마지막 상태를 기억하고 있던 정보가 삭제되는 등 디지털 방식의 편의성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수도 있다.
전기세 폭탄이 무서워 카페로 피서를?
요즘같은 무더위에 뉴스를 보면 전기세 폭탄이 무서워 집에있는 에어컨을 못틀고 카페로 피서를 왔다며 인터뷰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되는데..
정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누진세 6단계에 에어컨을 한시간내내 냉방으로 돌려 1000W의 전기를 사용했다고해도 전기요금은 주택용 기준으로 시간당 6~8백원, 4인가구 평균인 누진제 4단계로 계산하면 2~3백원 수준이다.
오후내내 10시간정도 에어컨을 틀어도 6~8천원, 카페에서 팥빙수 하나 사먹을 돈이면 하루종일 에어컨을 틀수있는데 전기세 폭탄이 무섭다고 나가서 더 많은 돈을 쓰는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건 마치 스마트폰 사용중 데이터요금 폭탄은 무서운데, 정작 통신요금제에 대해서 알아볼 생각은 없고, 그냥 무작정 데이터를 아낀다고 메세지 조차 주고받지 않는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스마트폰 데이터는 글자<사진<소리<동영상 순으로 큼)
하긴 그간 사회적 분위기가 전기는 무조건 아껴야 하는걸로 강조되서 일수도 있고, 에어컨이나 온풍기를 뭣모르고 사용했다가 몇십만원의 전기세 폭탄을 맞아본 경험 때문일수도 있다.
하지만 전기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막연히 전기를 아끼는게 능사는 아니다.
뭐 카페에서 사용하는 금액은 푼돈이고, 전기세는 한방에 몰아서 나오다보니 체감상 다를수도 있지만, 전기세가 3만원이 나오다가 20만원 나왔다고해서 쫄 필요도 없고, 올여름처럼 더울때 밖에서 소비하는 다른 물가랑 비교하면 에어컨도 못틀정도로 전기세가 아주 부담스러운건 아니라고 생각해 볼수도 있을것 같다. (물론 누진제가 없어진다면 부담이 훨씬 줄어들긴 하겠지만..)
결론
전체 전기사용량에서 가정용 전기사용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정도로 일반 산업용 전기 사용량에 비하면 아주 작은 비중인데도 여전히 가정에서 전기를 낭비하고 있는것처럼 몰아가며 불합리한 누진제를 유지하는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올해는 유독 더운 여름덕에 가정용 전기료에 대한 이슈가 그 어느때보다 활발히 논의되고 있으니 어쩌면 이번에는 정말 누진제에 대한 대책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살짝 해보게 된다.
그러나 만약 누진제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해도 무조건 전기는 비싼것, 폭탄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전기는 아끼고 결국 다른곳에 더 많은 돈을 쓰는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이런글을 쓰게된 이유이기도 하다.
평소의 두세배에 달하는 전기요금 폭탄을 맞았으면 왜 맞았는지도 한번쯤 생각해 봐야지 무조건 누진제 때문이라고 탓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적어도 전기요금 체계가 어떤식인지, 전기제품이 어떤식으로 전기를 소비하고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없는지 등을 한번쯤 고민해본다면 누진제가 없어진 다음에라도 어쨋든 전기요금을 절약하는데 도움이 될테니..
참고
전기요금계산기 - 한국전력
전기요금표 - 한국전력
대기전력이란? - 대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