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2015

남한강 자전거길 종주, 충주에서 양평까지, 길은 무난한데 쉴만한 곳이 별로 없음



난번 금강 부터 낙동강 자전거길까지 다녀온지도 어언 한달, 다리가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2주정도 걸리고 그 후로 자전거는 안타고 빈둥대거리다보니 몸이 다시 근질근질 거리길래, 4대강과 국토종주 자전거길이나 마무리하자는 생각에 새벽에 일어나서 짐싸들고 한강 자전거길로 가기위해서 터미널로 출발~

 지난 자전거여행 때는 텐트와 침낭 같은 캠핑장비까지 챙기느라 짐이많아서 힘들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10월말이라 날씨도 꽤 쌀쌀하고 짐도 좀 가볍게해서 이동거리도 늘려보자는 생각에 잠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자기로하고 간단하게 코펠과 옷가지, 자전거 수리공구 정도만 챙겼는데도 어째 자전거 무게는 비슷비슷한 기분이다.

충주로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목격한 사고장면..

 트럭 뒤쪽으로 박혀 들어갔는지 전체적으로 상당히 찌그러진 차체.. 차번호를 보니 렌트카인데 어디 놀러가다가 사고가 난 모양이다.

충주시 고속버스 터미널

 좀 작아보이는 도시 충주, 일단 남한강 자전거길 시작지점인 충주탄금대로 가기위해서 터미널을 벚어나는데..

 뒷 바퀴에서 팅~ 소리가 나더니 자전거가 안굴러가길래 살펴보니, 바퀴살 한개가 끊어지면서 림이 틀어져서 브레이크에 걸리는 상태가 됐다.

 이런 시작부터 왠지 불길한데..


 아무튼 다시 터미널 쪽으로 돌아가서 근처 자전거점에 바퀴살이 있냐고 물어보니 없다길래 급한대로 공구를 빌려서 대충 바퀴만 돌아갈정도로 림을 잡아주고 마무리.
(이후에도 보이는 자전거점마다 대략 열군데정도 물어봤는데 생활자전거용 바퀴살은 안나온다나.. 그리고 딱 한군데 판다는 곳이 있긴있었는데 바퀴살 가격에 길이를 맞추고 나사홈을 파는 공임비 포함해서 2만원인가를 달라길래 더러워서 그냥 포기!)

 짐작하기로는 짐이 무거워서 바퀴가 많이 눌려서 타이어에 표기된 60 압력보다 높은 70~80으로 바람을 넣고 다녔는데, 그러다보니 타이어에서 완충작용이 약해지고 바퀴살에 충격이 전달되면서 끊어진게 아닌가 추측 된다.

 하긴 이 자전거로 영산강,금강,낙동강 그리고 오천,새재,섬진강까지 달렸으니 슬슬 부서진다고해도 이상하진 않을듯..

충주 탄금대

 충주 고속버스 터미널 바로 근처에 있는 충추탄금대 인증센터

 근처에 공원도 크게 잘 조성되어 있고 길도 잘 닥여있는 편이다.


 햇볕은 좀 내리쬐지만 선선하고 자전거 타기에 묘하게 딱 좋은 날씨..

 충주 같은 일반 시 급의 자전거길도 이렇게 잘 만들어 놨는데 광주시 광주천 자전거길을 보면 그저 한숨만..
충주댐으로 향하는 길,

 충주댐의 경우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야되는 코스인데, 도장이 없어도 남한강 자전거길 인증을 해준다는 말도있고 아니라는 말도 있어서 (안해주는게 맞는듯) 고민하다가 거리상으로 왕복 15km정도 밖에 안되길래 혹시 인증안되서 다시오느니 그냥 들리는게 낫겠다 싶어서 들리기로 했다.

 자전거길 상태는 무난했는데 중간에 공사중이라고 막아놔서 차길로 나와 충주댐으로 이동, 충주댐 도착 1km정도를 남겨두고는 급경사가 이어지는데 시작하기도 전에 뻗는 줄..
 하긴 '댐'이라는게 원래 높은곳에 위치해 있는 거였지..

충주댐 전경

 한 1km되는 거리를 자전거를 끌고 30분정도 헐떡이며 올라가면 산 꼭대기에 있는 공원 같은 곳에 충주댐 인증센터가 있다.

 전망대 탑에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바로 아래쪽 언덕에 있는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면 마지막 가파른 언덕을 오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전망대 높이가 상당히 높은편인데다가 유리 같은걸로 막혀있는게 아니라 철구조물 울타리로 개방형되어 있어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약간 아찔하면서 무섭기도하고 시원하기도하고 전경이 뻥 뚫려있어서 사진찍기에 괜찮은 장소다.

 4대강의 볼 것 없는 흔한 물 문화관..
 올라갈 때는 힘들었지만 내려올때는 급경사의 내리막을 타고 금방~ 왔던 길을 몇키로 되돌아가서 비내섬 인증센터 쪽으로 길을 타기 시작.
 자전거를 탄 사람들은 거의 없고 차량들만 간간히 지나가는 텅빈 길.
 비내섬 인증센터로 가는길은 시멘트길로 노면 상태는 자전거 타기에 괜찮은 편이었으나, 30km가 넘는 거리는 초반에 달리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데다가 중간에 쉴만한 곳도 마땅히 없어서 이렇게 자전거를 세워놓고 길바닥에 주저앉아 휴식해야 했던..
비내섬 인증센터

 비내섬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라는데, 섬 안으로 들어가서 구경을 좀 해볼까하다가 촬영이 있는지 방송국 차량 한대와 사람들이 좀 있어서 그냥 인증센터 도장만 찍고 바이바이.. 인증센터 옆에 매점도 있다.

 비내섬을 지나자 한창 공사중인 자갈길에 나왔는데 혹시 자전거에 펑크 날까봐 한참을 걸어서 지나갔다.

 악~ 날이 저물고 있어..
 밤이되니 기온이 떨어지면서 쌀쌀해지고 코에서는 콧물이 줄줄줄..

 비내섬에서 강천보까지 28km 만만치 않은 거리인데 중간에 왠 창남이고개까지 등장..

 주로 차길과 겹쳐있던 자전거길이 강천보에 도착하기 몇키로 전부터는 좋은 길로 바뀌면서 점점 한강자전거길의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하는데..
강천보

 해가 지고나서 도착했는데 가로등도 많이 설치되어 있고 길도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어서 무난하다.
 강천보 인증센터 구석에서 라면을 끓여 저녁을 해결하고 잠시 휴식..
여주보 인증센터

 강천보에서 여주보까지 가는 자전거길은 20km가 안되는 적당한 거리에 넓고 깔끔한 길에 가로등도 설치되어 있어서 야간 라이딩에 큰 불편은 없는 편이다.


 대충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고나서 여주보를 출발하니 어두운 길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다시 상태 좋은 길이 나오고 고개를 하나 넘고나서 이포보에 도착.


이포보

 이포보도 그렇게 크지 않고 마땅히 쉴곳이 안보여서 인증센터에서 도장만 받고 지나감.

 시간이 저녁 9시쯤되니 살살 쌀쌀해져서 마스크에 잠바까지 챙겨입었는데도 온몸에 한기가 느겨진다. 뭐 땀이 바로 식어서 쉽게 지치지 않는것 같아 좋은점도 있었지만..

 강천보-여주보-이포보 구간이 길도 잘 닥여있고 가로등도 많아서 4대강 자전거길 중에서는 그나마 야간라이딩 하기에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된다.


 이포보에서 양평군립미술관 까지 16km, 길이 괜찮은 편이라 어렵지않게 도착했고, 미리 점찍어둔 게스트하우스에 전화해보니 하필 내부공사로 휴업중이란다. 아쉬운데로 찜질방을 검색해보니 한군데가 나오는데 7천원에 샤워기 2개에 휴게실도 8인 정도로 규모가 작은곳이라 불편하다는 평이 많아서 패스.

 그냥 주변 모텔을 알아보니 3.5만원, 허름한 여관들도 별차이 없는 3만원대,

 대부분 소규모라서 엘리베이터가 없다보니 그중에서 1층에 방이 있는 곳을 잡아서 묵기로 했는데, 대형TV에 인터넷도 되고 침구류도 깔끔 다만 욕조가 없는게 약간 아쉬웠지만 욕실도 넓고 뭐 이정도면 가격대비 괜찮았던 '모텔리움'이라는 이름의 모텔.

 고단한 하루의 마무리는 양평 지평 막걸리와 라면으로..

 피곤도 풀 겸 그 지역의 특색있는 막걸리 맛도 볼 겸해서 사봤는데, 약간 발꼬랑내 같기도하고 퍼머약 같기도 한 냄새에 맛은 달콤하진 않고 약간 술의 쓴맛이 있지만 목넘김은 부드럽게 넘어가는 편이다.

 재료를 살펴보니 쌀에 수입산 밀가루 혼합, 거기에 합성감미료까지 들어간 전형적인 저가형 막걸리 같은 분위기로 약간 실망..



결론

개인평점 8/10점, 노면 상태 좋음, 가로등이 많아 야간라이딩도 할만 함.

 남한강 자전거길은 보의 규모가 그렇게 큰 것 같지도 않고 중간에 쉴만한 곳도 별로 없는데다가 중간에 고개도 몇개 넘느라 힘들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자전거길의 노면 상태나 가로등 설치가 비교적 잘 되있는 편이다.

 특히 강천보 이후로는 구간 사이 거리도 20km안팎이라 한시간 거리로 적당하고 길도 잘 닥여있어서 자전거타기에 괜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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