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4

미드 셜록(Sherlock), 추리는 없고 볼거리는 있는 애들수준의 추리드라마 정도?



탐정 셜록의 이야기를 현대판으로 각색해서 재밌게 풀어낸 미드 셜록에 대한 이야기..

 셜록이라는 왠지 과거를 배경으로해야만 될 것 같은 이야기를 현재의 시점에 맞는 과학과 상황으로 적절하게 풀어내면서 약간은 새로운 현대판 셜록 홈즈를 만들어낸, 거기다가 세련된 영상미와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일단 첫인상은 상당히 재미있을것 같은 느낌에 끌리는 미드.

 그러나 시즌 1을 보고 난 느낌은 약간 실망이었는데, 깔끔하게 잘 만든 드라마인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탐정이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 대한 부분들에서 상당히 실망스러웠고 그래서인지 보는내내 재미있다기 보다는 상당히 지루하게 느껴진게 사실이다.

 뭐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 일 뿐이지만,

록이 실망스러웠던 이유를 쭈욱 풀어 보자면..

 일단 사건에 대한 치밀하고 설득력있는 추리가 생명이라고 생각한 셜록의 모습에서 추리 보다는 설명하는 느낌으로 다가오고, 셜록이나 모리아티의 설정들이 너무 과장되거나 추상적이고 그걸 뒷받침하는 근거가 빈약하다보니 (특히 모리아티가) 비현실적이고 억지스럽게 보인다거나, 천재적인 셜록과 시청자 사이의 틈을 매꿔주는 역할을 해야 할 존 왓슨은 늘어난 비중에 비해 그냥 엄마 같은 잔소리꾼 역할에 머무르면서 제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사건의 구성이 치밀하거나 신선하지 못한, CSI의 설정에 첩보 이야기와 다른 액션들을 어설프게 섞어 놓은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

록.. 그의 뛰어난 관찰력을 돋보이게하는 상황 묘사가 초반에는 상당히 인상적이고 재미있었는데, 특히 사람들 외모의 작은 특징들을 셜록의 사전 지식에 기반해 추리해내는 과정을 빠르게 전개시키면서 셜록의 관찰력을 부각시키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물론, 너무 완벽하다 못해 그 짧은 시간에 눈으로 살펴보고 너무 많은 상황을 예로 들어버리는 바람에 오히려 과한 느낌이 들고, 같은 상황이 반복 될수록 그냥 결론에 근거해서 이유를 만들어서 갖다 붙인것 같은 느낌이 강했다는게 흠이고, 특히 후반 셜록이 생각하는 과정이 마치 컴퓨터 검색처럼 이뤄지는 장면에서는 셜록이 인간이라기보다는 사이보그나 아이언맨에 가까운 것처럼 표현되버리면서 재밌다기 보다는 탐정이 아닌것 같은 캐릭터에 대한 이질감도 느껴진다고나 할까..

 셜록이 친구가 없고 주변인물과는 다른 행동을 보이는 설정에서도 괴짜 탐정이라기 보다는 세상 물정을 모르는 외계인이나 인간의 감성을 배울수 없는 로봇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하고, 똑똑해보이기는 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너무 가벼운 행동들에서 약간 정신병자나 자폐증 환자 같은 그런 캐릭터로 만들어 버린듯한 느낌도 들고, 그렇게 캐릭터가 인위적으로 보이면서 추리를하는 과정에서 셜록홈즈가 랩하듯이 빠르게 내뱉는 설명들도 추리보다는 기계적인 나레이션을 하는것 같이 느껴졌고, 그래서 이 드라마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도 바로 이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는..

건을 풀어가는 과정이 설득력이 떨어진다.
 추리를하는 과정에서 셜록이 보는것과 같은 정보를 보여주고나서 나중에 풀이에서 지나갔던 그것을 되새겨주면서 바로 저게 원인이었다고 풀어주는 반전이 있는.. 보는 사람도 같이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이었다면 더 공감이가고 흥미롭지 않았을까 생각되지만, 셜록이 관찰하는 과정에서 어떤 내용을 담기보다는 그냥 빠른 화면전환 효과로 때워버리고 나중에 풀이에서는 앞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내용들을 만들어서 끼워맞추는 식으로 진행되면서 공감은 공감대로 안되고 그렇다고 생각지 못한 곳에서 해결책이 나오는것도 아닌 뻔한 이야기로 허무하게 마무리가 되어 버린다.

 차라리 CSI 같은 드라마는 사건을 밝히는 과정에서 어떤 과학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차근차근 밝혀나가고 풀어내면서 설득력이라도 있지만, 단지 셜록의 지식에만 의존해서 셜록의 입을 통해 쏟아져나오는 말들로 순식간에 사건을 풀이해버리는건 정말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다.

리아티라는 셜록과 균형을 맞춰야할 중요한 악당 캐릭터는 정작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건지, 어떤일을 어떤 과정으로 벌리는건지 그리고 왜 셜록 홈즈에게 집착하는지에 대한 전체적인 설명이 부족하고 막연하게 대단한 악의세력으로 묘사되기를 강요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아무리봐도 모리아티가 어떤 거대한 범죄조직의 정점이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한명의 정신나간 범죄자 같은 느낌인데다가 베트맨의 조커를 따라하는 걸로 밖에 안보이는 그 빈정거리는 캐릭터 설정이란..



왓슨.. 셜록 다음으로 아쉬웠던. 그러고보니 두 주인공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거군..

 보통 사람은 이해 할 수 없는 천재적인 셜록 홈즈와 관객 사이를 연결해주면서 이해를 돕는 역할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늘어난 존재감에 비해서는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게 것 같고, 오히려 하는일은 없는데 셜록과 맞먹는 위치로 대우해주는 느낌이랄까.. 자주 등장하는 왓슨의 약간 강압적인 모습이 확실히 존재감을 올려주기는 하지만 오히려 셜록이 단독으로 끌고 가야 할 드라마에서 그 균형을 깨버리면서 셜록에게 집중 할 수 없게 만드는 느낌이다.

 사건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일반 시청자들이 생각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왓슨이 대신 추리해 나간다던가 아니면 셜록의 추리에 근접 할 수 있는 추리를 제공하면서 시청자의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하는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면서 셜록의 추리에 대한 이해와 설득력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이정도까지 이야기가 억지스럽게 풀어나가는 느낌은 아니었을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또는 셜록이 왓슨의 평범함에서 어떤 힌트를 얻어 사건해결의 결정적인 실마리를 풀어내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라면 적어도 왓슨의 행동이나 말 중에서 셜록이 연상해 내는 것과의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 이건 왓슨은 옆에서 그냥 따라다니고 셜록은 말대꾸를 좀 하면서 따로 놀다가 셜록이 혼자서 답을 찾아내고는 랩하듯이 다다다닥 쏟아내고 해결되는 식이라니..

 왜? 존 왓슨이 아니면 안되는거지라고 생각 될 정도로 존재의 이유도 약한데다, 그냥 옆에서 따라다니면서 한두마디씩 말이나 걸어주거나 잔심부름이나 잔소리 정도를하는 존이 궂이 필요할지도 의문이다. 뭐 그렇다고 초반에 기대했던 홈즈의 육체적인 부분을 보조 해줄 수 있는 보디가드나 그런 역할도 아니고, 의사로서의 지식을 활용해 수사를 돕는 부분도 거의 없다. 대부분의 존의 역할은 사건해결 보다는 셜록과 마치 연인간에 밀고당기는 것처럼 실랑이를 벌이는 수준 정도로 밖에 안보인다.

정적인 부분에서 누구나 생각 했던 평범한 결론을 내놓고는 대단한 결론인 것처럼 강요한다던가, 허황된 설정으로 마무리가 되어버리는 허술한 이야기도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중 하나다.

 시즌 1에서 알약을 먹였던 방법이라든가, 시즌2에서 모리아티가 자살하는 상황 등 놀라운 반전이라기 보다는 에이 겨우 저거였어?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뻔하게 예측이 가능한 시시한 수준이라던가 극적으로 만들기 위한 억지스러운 설정 정도로 느껴지고, 셜록 홈즈가 죽는 장면이라던가 다른 여러 장면에서 이야기 자체가 치밀하기보다는 그냥 시청자를 속이기위한 목적으로 이야기의 시간 구성이나 편집을 뒤죽박죽으로 섞어 놓는것에 불과한 모습을 보여준다.

 분명 성인을 대상으로 만든 드라마 같은데 왜 항상 마무리를 어린이 모험 영화처럼 시시하게 해버리는지.. 결정적인 순간에 이 모든게 다 장난이었다는 것처럼 별것도 아닌 이유와 트릭으로 간단하게 해결되면서 그간의 과정을 다 허무하게 만들어 버리는 이야기의 허술함이 아쉽다.


 독특한 카메라 시점이나 재밌는 특수효과 등. 영상 수준으로 보면 왠만한 영화보다도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세련된 영상미를 가지고 있으면서, 런던을 배경으로 과거와 현재의 분위기를 접목시킨 점 등 장점이 있는 드라마지만,
 여러가지 가능성을 제시하고 셜록 홈즈의 추리를 통해 하나씩 풀어가면서 끝에 큰 반전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그리고 보는 입장에서도 같이 풀어나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그런걸 기대하고 본 입장에서는 뭔가 눈앞으로 화려하게 화면들이 바뀌긴 하지만 한없이 지루하게만 느껴지는 그런 드라마 였다.

 애들 수준에나 맞을것 같은 뻔한 이야기들은 오히려 생각없이 보기에는 괜찮을지도 모르겠지만 설득력있는 사건 해결을 원한다면 CSI 같은 과학드라마를 다시 보는편이 몇배는 더 나을것 같다.

 아무튼 지루하다고 느껴서인지.. 별거아닌 장면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웅장한 배경음악도 좀 거슬리고, 설명도 없는 그저 보여주기 위한 노숙자 네트웍이나 마인드 팰리스 같은 설정들에서는 그저 헛웃음만 나올뿐이고.. 만약 셜록홈즈라는 기대치가 없이 봤다면 조금 더 재밌게 볼수있었을지 아니면 여전히 지루했을지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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