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2014

서랍속에서 발견한 추억의 휴대용 카세트.. 파나소닉 RQ-SX99F



 래된 서랍장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휴대용 카세트 파나소닉 RQ-SX99F..


 기억하기로는 소니(SONY)의 워커맨과 아이와(AIWA)와 파나소닉(PANASONIC)이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휴대용 카세트 시장을 평정했던때가 있었던것 같은데..
 소니는 가벼운 편에 저가부터 고가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존재했었고, 아이와는 약간 무게감이 나가면서 각진 메탈느낌의 투박한 디자인에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 모델들, 그리고 파나소닉은 가볍고 둥근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나름 앞선 기능들을 탑재한 고가 제품에 속했던걸로 기억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때 당시 잘나가는 휴대용 카세트가 대략 20만원 이상으로 지금 같은 돈이면 넥서스7 같은 만능기기 태블릿을 구입 할 수 있으니.. 현 시대에 쓸만한 전자기기의 가격이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걸 보면 다른 물가와 다르게 변치않는 전자기기의 가격이라는게 참 희한하다는 생각이드는 부분이다.


 어쨋든 가지고있는 물건중에서는 거의 최고가의 제품이라 얼마나 조심히 사용했는지 아직도 큰 기스하나 없이 새것 같은 모습이다.

 오토리버스 기능이야 보편적이었지만, 고가의 제품에만 탑재되던 자동 구간 탐색 이동 기능이 있는 바로 그 제품.
 빨리감기 중 소리가 끊기는 부분을 감지 한 후 몇초 앞으로 감아서 재생하는 방식으로 다음곡, 이전곡 재생이 가능했던 나름 최첨단 기술이었고, 고가의 휴대용 카세트에만 존재했던 녹음 기능까지..
 일반 저가용 해드가 한줄이고 오토리버스 헤드는 2줄, 녹음가능은 지우고 쓰는 별도의 헤드까지 추가로 들어가 있어서 더 비쌌던 바로 그 녹음기능.
 카세트 한개에 많아야 20곡 정도를 담고 하루종일 돌려가며 듣기위해서는 충전지도 몇개씩 챙겨야 했던 때에 비하면, 지금은 스마트폰에 몇천곡의 음악을 담을 수 있고 음악을 듣는것만으로는 충전지 걱정없이 하루종일 들을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올줄은 몰랐겠지..

 디자인은 지금봐도 그렇게 구리지 않은걸 보면 파나소닉의 디자인 감각도 꽤 괜찮은 편이었던것 같고..
 실수로 버튼이 눌리는걸 방지하기 위해 존재했던 홀드 버튼, 지금으로 치면 슬립버튼 정도?

 그 외에도 카세트의 잡음을 감소시켜주는 돌비 기능 그리고 제조사마다 약간씩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던 저음강조나 음성강조, 스테레오 같은 다양한 소리 보정기술들도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아이와의 큰 액정을 더 좋아했지만, 파나소닉 액정은 작은 크기에 많은 정보가 함축적으로 표시되는 나름 UI 철학이 담겨있던걸로 기억된다.
 버튼도 한번,두번,길게 누르기에 따라서 다른 기능을하는 방식으로 같은 버튼수로도 더 많은 기능을 이용하는게 가능했었는데, 이 시대에 이정도 센스를 가지고 파나소닉 삐삐도 하나의 버튼으로 다양한 기능이 가능했을 만큼 나름 디자인 철학이 있었으니 아이폰 같은 스마트을 파나소닉에서 먼저 만들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을것 같은데...



 모터에 연결된 가운데 테잎을 돌려주는 두개의 봉.. 안쪽에서 모터와 이 봉을 연결하는 고무링 끊기 현상이 카세트 고장의 주 원인이었는데..

 그 당시 A/S 비용도 거의 지금의 스마트폰 급으로 비쌌었는데 그 A/S기사들은 부자되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을까 궁금하다.
 액정에 글자가 표시되다니..
 리모컨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한 휴대용 카세트도 흔치 않았고 거기다가 리모컨에 LCD액정까지 달린 제품은 진짜 별로 없었는데, 거기다가 불까지 들어오는..
 아니 보통 전자제품을 이렇게 오랫동안 묵혀두면 녹도 슬고 습기도 차면서 알아서 고장날법도 한데, 아직도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될 정도로 정말 내구성 하나는 알아줘야 될 듯.



 구동시켜보니 소음이 상당히 큰편인데 이런걸로 음악을 어떻게 듣고 다녔는지 궁금하다..
뭐 소음은 그렇다치고 간만에 추억에 젖어 카세트테잎을 좀 들어보려고 예전에 모아뒀던 카세트 테잎을 틀어보니 정품이고 복제품이고 간에 하나 같이 다 늘어나서 들을수가 없는 지경, 팬팔이 직접 녹음해서 보내줬던 테잎도 눈에 띄고..

 그래서 라디오나 좀 들어보려고 일단 스피커에 물려놓긴 했는데, 인터넷 라디오는 워낙 광고가 많이 나오기도하고, 생각해보면 스마트폰에서 라디오를 들으려면 그 음성 전송에 사용되는 데이터만해도 어마어마할텐데 요건 건전지만 있으면 공짜니..

마이클잭슨 테잎을 틀어놓고 이어폰 하나씩 나눠 듣던 그 애는 지금쯤 뭐하고 있으려나..
이건 뭐 응사라도 보면서 추억을 달래야 될 것 같은 꿀꿀한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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