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창꼬. 2012
개인 평점
고수, 한효주가 주연을 맡은 소방관과 여의사의 로맨스와 멜로를 그린 영화 반창꼬.
영화의 느낌은 어딘가 익숙한 이야기들이 잘 짜여져 있는 로맨스 영화지만, 너무 잘 짜여있어서 감동은 조금 덜한 그런 느낌이다.
부담없이 볼 수 있으나 진한 감동을 느끼기에는 뭔가 부족한 시간때우기용 로맨스 정도?
간만에 본 로맨스 영화로 볼만은 했지만, 적당히 슬프면서 행복한 그래서 끝난 후의 긴 여운은 별로 느낄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
보통 멜로 영화를 보다보면 한두번쯤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적셔지는 그런 장면이 있기 마련인데, 반창꼬를 보면서 그런 순간이 없었다는건 이 영화가 감정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한게 아닌가 생각된다.
이 영화 혹시 로맨스,멜로가 아니고 코믹,로맨스인가..
기억에 남는 명대사는 반장의 "XX하기 좋은 날씨다" 인데, 간접적으로 현재 분위기를 전해주기도 한다.
아내와 사별한 후 삶의 미련없이 무모한 구조활동을 하면서 지내고 있는 소방관 강일과 큰 고민없이 대충 살아가는 여의사 미수. 미수의 실수로 방치한 환자가 길거리에서 쓰러지고 그 환자를 구조하러온 강일은 미수에게 분노한 보호자를 말리다가 상처를 입는다. 미수는 환자 보호자의 고소를 무마시키기 위해 강일을 이용해서 보호자의 폭력성을 증명하고자 강일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하지만 강일이 쉽게 넘어오지 않자 의용소방대원으로 소방서에 들어가 구애작전을 펼치고, 점점 강일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는데..
배우들의 연기는 자연스럽고 역할을 잘 살려주고 있다.
고수는 정말 사별한 소방관 같이, 한효주는 덜렁대는 왈가닥 여의사 같이 보였고, 반장역의 마동석이나 그외 역할의 배우들과 조연까지 만족스러운 연기를 보여준다.
고수는 크게 다른 모습을 보여준건 아니었지만 역할과 잘 어울렸고, 한효주는 원래 이런 이미지였나 싶을 정도로 덜렁대고 저돌적인 여의사를 잘 소화해냈는데, 그간 이미지에 비해서는 좀 못생겨 보였지만, 한번 쯤 연애하고 싶을만큼 생기 넘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보여지고 있다.
스토리는 상당히 깔끔하면서 큰 흐름에 맞는 작은 에피소드들이 제자리에 맞춰져 있는 느낌이었지만, 반면에 모든것이 제자리에 있다보니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할 정도로 단순하게 느껴졌다.
로맨스 영화에서 검증된 여러장치들을 순서대로 나열해 놓았지만 새로울 것 없이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랄까..
두 남녀가 만나고 사랑하다가 위기가 찾아오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는 내용은 대부분의 로맨스 영화에서 비슷하지만, 여기에 새로운 요소로 시간적인 구성이나 반전 또는 특이한 설정등을 추가해서 같은 이야기지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하는데, 이런면에서 반창꼬는 주인공의 직업만 바뀐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외에도 아쉬운 점은..
남자 주인공에 비해 여주인공의 배경 설명이 부족해서 상당히 단편적으로 보여졌고 그래서 영화내내 일어나는 여의사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납득하기엔 공감이 부족했고,
여의사에게 관심이 없던 소방관이 조금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과정이 짧게 처리되고, 냉동고 사건으로 한방에 해결해 버리면서 갑자기 둘이 사랑하게 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는 해피엔딩을 위해서 달려가면서 위기를 너무 쉽게 해결해 버리다보니, 문제가 해결되면서 밀려와야 할 감동의 쓰나미 같은것은 없었다. 특히 소방관은 어떤 사고에도 뼈하나 부러지지 않고 무사한 슈퍼히어로에 가까운 생존력을 가지고 있었고, 여의사의 병 조차 치유가능한 별 것 아닌것으로 쉽게 풀어버리고 있다.
여의사의 병을 이용해서 좀 더 클라이막스를 만들어 낼 수도 있었을것 같은데..
불치병으로 착각하고 삶을 포기한 소방대원과 여의사가 다시 극적으로 만난다던가, 아니면 사별한 부인과 비슷한 상항에 놓이게 되고 이번엔 여의사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던가 등등.. 좀 더 극적으로 몰아가지 못한부분이 상당히 아쉽다.
보통 로맨스 영화에서 초반부에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가볍게 풀어 주면서, 주인공들에게 충분히 몰입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줬던것 같은데, 반창꼬는 액션 영화처럼 초반부터 부인이 죽는 사건으로 시작해서 여의사 사건까지 빠르게 풀어내면서, 사건 중심으로 흘러가다보니 정작 주인공들의 내적인면에 대한 공감을 얻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초반에 소방관과 여의사 각자의 삶과 상황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해주고, 둘이 만나게 되고, 소방관의 죽은 부인에 대한 사실을 알려주면서 살짝 반전을 주는것도 괜찮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극중 후반에서 부인이 죽게 되던날을 보여주면서 소방관이 왜 무모하게 구조활동을 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알려주긴 하지만, 이미 초반에 부인 죽는 장면만으로도 충분히 짐작 가능했기 때문에 그리 극적인 효과는 없었다.
전체적으로 햇살 가득한 따듯한 느낌의 영상을 보여 주고있다.
청소년 로맨스에서 자주 느낄 수 있는 이런 따듯한 영상은 언제나 설레임을 느끼게 만드는것 같다.
무슨 영화 였는지는 기억은 안나는데, 눈부신 햇살이 비추는 어느 봄날 마루에서 원피스를 입은 소녀와 소년의 눈빛이 오가고 산들 바람에 소녀의 원피스가 살짝 날리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두 주인공의 나이가 좀 많은것 같아서 그런 풋풋한 느낌은 나지 않지만, 영화 전반에 흐르는 햇살가득한 장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것 같았다.
무난하게 재미있는 영화였지만 너무 욕심을 내서인지 약간 어중간한 느낌이 있다.
영상은 로맨스, 설정과 구성은 액션, 그리고 멜로를 포함하고 있지만, 핵심이되는 로맨스는 교과서처럼 상황을 제시하고 정해진 대로 흘러가면서 식상한 느낌을 준다.
'아 정말 저런 사랑을 하고싶다'라는 진한 여운이 남는 그런 느낌이 없다는것이 반창꼬의 단점인것 같다.
하지만 영화는 영상과 사건 사고가 이어지면서 충분히 보는 재미를 제공하고 있고, 로맨스 영화에 나올법한 멎진 장면까지 꼼꼼하게 챙겨놨기 때문에, 보고나서도 후회는 하지 않을 영화라는 결론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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