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밥먹으러 다녀온 광주 중앙도서관 앞 카페골목에 있는 '오리토리' 카페, 이 근처 카페들이 프렌차이즈 보다는 소규모로 개인이 운영하는 아기자기한 카페들로 이루어진것 같은데, 오리토리 역시 그중 하나로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는 곳이다.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의 다양한 차와 음료들 그리고 볶음밥과 파스타 같은 몇 가지 식사메뉴까지 제공하는데, 식당이라고 하기에는 분위기가 괜찮고 카페라고 하기엔 식사도 가능한 뭐 그런곳이랄까..
작은 규모에 테이블이 많은편은 아니지만 실내는 개성있는 인테리어와 따듯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로 괜찮게 꾸며져 있어서, 가계에 왔다는 느낌보다는 친구집에 놀러간것 같은 편안함 그리고 부담없는 가격에 식사와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약간 흠이라면 천장에 드러난 시멘트 벽과 주방과 화장실 역시 마감제가 없는 상태로, 뭐 자연스러운것도 좋긴하지만 약간 허름해 보이고 위생에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살짝 됐다.
보이는 곳 뿐만 아니라 안보이는 곳까지 좀 더 신경썼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살짝..
눈에 딱 띄는건 카페안에 인테리어로 들어가 있는 폭스바겐의 미니버스.. 헐
가계도 작아 보이는데 버스까지 들여놓다니 저 공간이면 테이블이 두세개는 들어갈텐데 주인이 용자인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들어가보니 이 버스 안에서 커피와 차를 만들고 카운터로 활용되고 있었다.
다락 사다리 같은 받침에 미니 전화기와 재봉틀, 튐뜰 그리고 주변에도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져 있는데, 어디서 이렇게 귀여운 물건들은 구한건지 궁금..
미니버스를 카운터로 사용하다보니 그 옆에 문짝에 쿠키를 판매한다거나 주문시 고를 수 있는 메뉴판이나 알림 내용 같은걸 붙여놓았다.
버스안에서 커피를 내리고 차를 만들려면 좁고 불편하지는 않을까..
오리토리는 일본어로 어서오세요 라는 뜻이란다.
주인은 남자라던데 메뉴판의 이런 아기자기한 센스는 아무리 생각해도 여성의 손길로 추정되는..
사진이 좀 흔들렸는데, 지난번 에슐리에서 사진 찍다가 오해를 받은후로는 이런 가계에서 메뉴판을 찍는게 왠지모르게 찔린다고나 할까.. 괜히 가계 노하우를 캐내러 온 경쟁 카페라던가 뭐 그럴걸로 오인 할 수도 있는 일이라 조명이 밝은 것도 아닌데 후다닥 찍다보니 촛점이..
차와 음료, 아메리카노 가격이 1500원? 카페라떼 2500원? 카푸치노 2500원.. 가격은 뭐 프렌차이즈랑 비교도 안될정도로 착하고, 아메리카노 맛은 볼륨감이 어느정도 있고 신맛과 쓴맛은 약하고 단맛이 좀 있는 느낌이었는데, 어떤 원두를 사용하는지 궁금해서 알바에게 물었으나 모른다는 답변만.. 주인한테 물어볼까하다가 사진도 찍고 원두까지 물어보면 완전 오해받을거 같아서 그냥 나왔다.
식사메뉴는 김치볶음밥이 6500원이면 좀 비싸다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모든 식사메뉴는 음료가 포함된 세트메뉴라서 그렇고, 면이나 소스 같은 부분은 개별적으로 리필도 가능하다.
아무래도 음식만 단독메뉴로 팔기에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분위기가 식당처럼 되버릴까봐 음식+음료 세트로 판매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볶음밥의 경우 음료 가격을 제외하고 생각하면 약 5천원 선, 파스타는 6~7천원 수준이니 그렇게 비싼편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음식의 양이 생각보다는 작은 편이라 배를 채우기 위해서 가기는 좀 그렇고, 가볍게 식사와 차를 마시면서 대화하는 정도로 이용하면 적당해 보인다.
양에 비해서는 살짝 비싸다는 느낌도 있지만 맛이나 모양도 왠만한 전문점 못지 않은것 같아서 크게 불만은 없었다.
식사 1개당 쿠폰지에 도장을 찍어주는데 그걸 10갠가 15개를 모으면 음료 1개가 공짜..
그런데 음료 가격이 워낙 저렴하다보니 쿠폰을 모으는 매력도는 많이 떨어지는 듯
명함크기에 파스텔 톤으로 미니버스와 글씨의 센스가..
커튼으로 가려져 있어서 안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그냥 부셔서 뚤어 놓은 음식물 반출구나 협소해 보이는 내부공간으로 제대로된 주방 역할을 하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이기도 한다.
차 뒷편과 주방 사이에 구석진 공간에 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는데, 차 뒷편에도 이렇게 깨알 같이 꾸며져 있다.
저기 모형으로 있는 청록색 미니버스가 바로 여기있는 그 미니버스라는..
사진이란게 참.. 이렇게 찍으니까 뭔가 있어보이는데..
실내 공간이 그리 넓은 편은 아니라서 테이블이 한 8~9개 정도 되는것 같고, 물은 셀프, 무릎담요와 책같은게 구비되어 있다.
한쪽 구석에는 컴퓨터도 마련되어 있고, 와이파이도 잡히긴 하던데 암호가 걸려있어서 아마 알바한테 물어보면 암호를 알려주지 않을까 생각됨..
한쪽 벽면을 나무장식으로하고 전체적으로 실내 등을 이용해서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뭐 어떤데는 투박한 분위기를 위해서 일부러 배관을 드러내는 인테리어를 하기도하는데, 오리토리는 일부러 그렇게 한것이라기 보다그냥 천장 인테리어를 안하고 방치한 느낌이다.
아늑한 실내 분위기를 보다가 천장과 바닥을 보면 살짝 깨는 느낌이랄까.. 더군다나 천장은 페이트칠도 안되있어서 먼지나 가루 같은게 떨어질것 같은 불안감도 살짝 든다.
새우 볶음밥 + 음료세트 6500원
예쁜 그릇에 깔끔하게 담겨나와서 일단 모양은 만족스러웠고, 볶음밥에 새우나 다른 야채는 그리 많지 않았으며, 계란 후라이의 깔끔한 모양새에서는 왠지 모를 포스가.. 양은 좀 적었다.
까르보나라(빠네) + 음료세트 7500원
그랑비아또에서 양송이 스프를 빵에 담아주는 건 봤지만 크림 스파게티를 빵에 담아주는건 또 첨보는듯..
소스 맛은 무난한 편이고 스파게티를 다 먹고 나면 그릇으로 사용한 빵까지 먹을 수 있어서 양은 충분한 편, 빵도 그릇치고는 부드럽고 맛있는 편이다.
포르마찌오 파스타 + 음료세트 9000원
치즈 오븐 스파케티?, 접시채로 가열되서 나오는데 먹다보면 무의식적으로 손으 로 접시를 잡게되는 묘한 마력이 있더라는.. 역시 초딩 입맛이라 치즈 듬뿍이면 만족이다.
* 위의 메뉴들을 따로 시켜도 어차피 가격은 비슷하지만, 샐러드까지 맛보기 위해서(2천원정도 절약) 셋트메뉴를 이용했는데, 파스타+볶음밥+음료2+샐러드 세트에 새우볶음밥과 가격이 높은편인 포르마찌오 파스타를 선택하고, 가격이 싼 까르보나라 세트를 별도로 주문했다.
수미감자튀김&야채샐러드 7500원
이왕 먹는김에 많은 메뉴를 맛보기 위해서 주문한 세트메뉴에 딸려 나온건데, 가격에 대비해서는 글쎄..
감자튀김은 두툼하고 바삭하면서 별도의 양념이 안되어 있어서 담백했으나 감자스틱이 양으로 보나 맛으로 보나 더 나을것 같고 , 야채 샐러드도 몇가지 채소정도.. 흠 무한리필이라거나 과일이 좀 들어가 있으면 모를까, 이 가격에는 좀 별로였다.
천장, 바닥, 주방에 이어 화장실도 약간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화장실은 깨끗히 관리되고 있었지만 세면대의 상태나 벽면과 바닥에 타일이 없다보니 왠지 구세식 화장실을 연상케하는 분위기다.
화장실에 이어 마저 음식소개를...
식사를 다 하고나서도 약간 허전하길래 허니버터브레드와 아메리카노(6000원)가 붙어 있는 세트를 하나더 주문해봤다.
허니버터브레드.. 영어라서 뭔가 있어보였는데 받아보니 휘핑크림을 얹은 달콤한 버터빵 이었군..
휘핑크림을 발라 먹으니 퍽퍽하지도 않고 빵도 부드럽고 양도 은근 푸짐해서 만족.
* 참고로 전에 고발프로에서 나왔는데, 이런 카페에서 사용되는 휘핑크림은 우유를 재료로 만드는 생크림이 아니라는 사실. 인공치즈처럼 화학적으로 모양을 만들고 바닐라 향등을 첨가해서 영양가는 없다.
아메리카노 1500원
커피맛은 1500원짜리 치고는 꽤 괜찮은 편이었는데, 바디감이 좋고 단맛이 있고, 신맛과 쓴맛은 약했으며, 향은 살짝 나긴 했지만 마시고나서 코안에서 은은하게 머물정도로 진한건 아니었다는..
뭐 1500원짜리 치고는 그리고 프렌차이즈의 4~5천원짜리 아메리카노에 비해도 무난한 편.
오리토리 옆에 있는 장난감 가계
전에 선물받은 자석 스파이더맨 인형의 출처가 이곳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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