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2013

용의자 X (2012). 빈약한 대결구도에 멜로와 스릴러 사이..



용의자X (2012)
점수는.. 

작 소설을 읽은건 아니지만 오래전에 본 용의자 X의 헌신이라는 일본영화에서 천재 수학자와 물리학자의 대결로 풀어가는 스릴러를 재밌게 본 기억이 있어서 용의자X 역시 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봤다.
5년전에 나온 일본영화에 비해서는 영상미나 마지막 반전은 흥미로웠지만, 수학자와 형사라는 다소 연결짓기 어려운 설정으로인한 대결구도의 약화, 스릴러보다는 멜로적인 요소가 많은 느낌 등으로 천재들의 치밀한 두뇌 싸움을 기대한다면 상당히 실망 할 수 있을것 같다.

재지만 수학 문제 증명에만 매달려 은둔하면서 살고 있는 석고의 옆집에 화선이라는 여자가 이사온다. 화선에게 관심을 가지고 거기에서 삶의 의미를 느끼면서 석고는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고 있다. 어느날 화선의 집에 찾아온 전남편의 폭행에 우발적으로 살인을 하게 되고 이 사실을 벽너머 소리로 감지한 석고는 화선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뒷처리를 해주겠다고 자처하는데..


의자X에 멜로의 기대보다는 치밀한 두뇌 싸움을 기대하고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수학천재와 물리학천재의 대결에서 수학천재와 형사의 대결로 변형시킨 설정이 썩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것 같다.
일본영화에서도 학문적 깊이를 통한 치밀한 대결 보다는 그냥 천재라는 이미지에 기반한 상황 설정 정도로 사용되었던 걸로 기억되지만, 천재와 형사라는 두뇌와 육감의 대결은 흥미진진하지도 않았고, 노련하다기 보다는 육감에 의존해 억지를 부리는 형사의 모습에서 천재와 대결한다는 느낌보단 천재의 범행에 나래이터 정도의 역할로 느껴질 정도였다.
뭔가 수학천재나 노련한 형사의 특징을 전혀 살려내지 못한 느낌이랄까..

류승범의 연기가 좋았다는 평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남,여 주인공의 연기는 좀 과장된 느낌으로 어색하게 느껴졌다.
남자주인공은 은둔형 외톨이의 느낌이 강하고 어눌하게 보이면서 천재라는 이미를 잘 살리지 못한 느낌이었고,

여자주인공 이요원의 연기력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용의자X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가지 과장되게 겁먹고 떠는 모습 등 감정 수위를 조절하지 못하는 조연을 보는듯한 느낌에 어색한 모습이었다.

형사 역할의 조진웅은 비중이 크지 않다보니 그냥 무난했지만 영화 내에서 차지하는 상황이나 위치 자체가 애매하다보니 어색하게 보였던것 같다.





학 천재를 대적해야 할 형사가 평범하다보니 대결 자체의 흥미도 떨어졌고,
형사에 대한 배경 설명도 없어서 형사는 그저 마지막 상황설명을 위한 나레이션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천재와 연관 짓기 위해서 삽입된 학창시절의 과거장면 역시 둘의 공통점이 없다보니 인위적인 느낌도 들었고, 둘이 집에 찾아와서 술잔을 기울일 만큼 친했던건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천재를 상대하는 형사라고 볼 수 없을만큼 막연하게 육감에 의존해 여자와 천재를 의심하는 그리고 후반에서는 사건 해결보다는 친구를 생각하는 감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긴장감을 높이는 역할을 해내지 못하면서 영화를 심심하게 만들어 버린것 같다.

부분의 이야기들이 좀 뜬금없이 등장하는 느낌이 있는데,
후반의 반전을 위해서 중반까지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숨겨놓고 공백을 메꾸려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만들어서 집어 넣다보니 그런건 아닌가 싶다.
여기서 천재와 천재의 대결이었다면 더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 낼 수도 있었겠지만 천재와 형사이다보니 둘의 친분관계나 수사과정의 이야기 등 심심한 이야기로 채워내고 있다.
차라리 후반의 반전을 위해 모든것을 아껴두기 보다 초반부터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 냈다면 이렇게 까지 중후반까지 지루함이 이어지지는 않았을것도 같다.
예를들면 천재가 여자의 알리바이를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에 대한 설명이나 시체 처리를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설명을 초반부터 어느정도 보여주면서 풀어나가고 그 속에서 놓친것들을 모아서 후반 반전을 도모했어도 괜찮았을것 같은데..
뭐 원작에서는 어떻게 풀어나가는지는 모르겠만 용의자X에서 처럼 알맹이 자체를 아예 숨겨놓고 막판에 나오는 반전의 느낌보단 이미 알고있는 이야기가에서 헛점을 찌르는 반전이 더 많은 쾌감을 주는거 아닌가..
또 중간쯤 사건이 해결되는듯 하면서 긴장감을 풀어버리는데 이것역시 막판 반전을 위한 설정인것 같지만 너무 풀어버리는 바람에 맥이 끈기면서 지루한 느낌이 드는 점도 그리 좋지 않았다.

중간중간 몇번 등장하는 슬로우모션에 음악이 흐르는 장면은 뭘 표현하려고 하는건지, 왜 이 부분에서 저런 슬로우모션이 필요한건지 이해하기 힘들고 좀 뜬금 없는것 같다.

재간의 대결은 아니더라도 수학천재의 치밀한 사건조작과 노련한 형사의 합리적인 추리를 기대한것에 비해 기대치에 못 미치다보니 실망 스러운 부분이 많은 영화로,
미스터리 스릴러와 멜로 사이를 왔다 갔다 하다가 이도저도 아닌게 된것 같다.

수학천재의 천재성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 있었더라면..
중간중간 반전에 대한 힌트를 제공했더라면..
살인사건 이후부터 사건 은폐를 위한 과정을 긴장감있게 보여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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