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9/2014

영산강 자전거길, 광주에서 영산강하굿둑까지 (경치 좋고 길은 반반 저질체력으로 만만치않았던)



놈의 귀찮음은 끝이 없는지 지난 8월말에 다녀왔던 영산강 종주자전거길(광주~목포)을 이제서야 정리하려고 꺼내들었다. 9월달에 다녀온 섬진강자전거길과 10월달에 군산부터 출발해 서 금강,오천,새재,낙동강 자전거길을 돌아 부산까지 다녀온 것도 정리해야하는데..


 아무튼 광주~담양댐에 이어 광주~목포에 이르는 영산강자전거길을 달려본 소감은..

 뭐 경치는 좋은데 강,논,산이 끝없이 이어지는 길이 지루한건 뭐 4대강자전거길의 공통점이니 넘어가고, 자전거길 상태광주부터 승촌보까지는 무난한 편이지만, 그 뒤로 승촌보에서 죽산보까지는 길이 꼬여있어서 복잡하기도 하고 자전거길이 끊어져있거나 지방도와 농로가 섞여있는 곳도 좀 있고 거리상으로도 길어서 지루한 편이다.
 죽산보에서 무안 느러지전망대까지는 시골길에 으슥한 산길도 있어서 그렇게 편안한 길은 아니었고, 느러지전망대부터 영산강하굿둑까지는 중간에 인증센터도 없고 어두워져서 국도를타고 이동했는데, 거리상으로도 짧고 밤이라 그런지 차도 별로 없어서 나쁘지 않았다.
 아무래도 자전거길은 주로 강이나 산기슭을따라 이동하다보니 해가떨어지면 가로등도 없어서 위험하기도하고 특히 산길을 지날때는 등골이 오싹한 기분이 들기때문에 비추.

필요한 준비물
 장갑, 헬멧(모자 또는 두건), 선글라스, 마스크 또는 안면덮개 : 장갑은 장거리 운행시 손아픈걸 막기위해 필요하고, 헬멧은 개인적으론 사용하지 않지만 이마에서 눈쪽으로 흐르는 땀을 막기위해 모자를 이용중, 마스크는 먼지를 막아주기도 하지만 영산강자전거길의 경우 습지에 길이 나있는데가 많아서그런지 해만 떨어지면 온갖 날벌레들이 창궐하는데 먹지않으려면 마스크는 필수.
 펑크패치, 예비튜브, 펌프, 육각렌치, 15mm렌치, 십자 드라이버 :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달려보면 대부분 강쪽 허허벌판에 길이 나있기때문에 펑크가 났다고해서 자전거 수리점까지 걸어가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뭐 4~5만원에 콜벤을 부를수도 있겠지만 펑크패치나 예비튜브를 챙겨서 직접교체하거나 도움을 받는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후래쉬, 후면등, 휴대폰 보조배터리, 네이버지도 어플, 종주수첩 : 길찾기에는 지도에 자전거길을 표시 할 수 있는 네이버지도 어플이 좋고, 장거리를 뛴다면 중간에 휴대폰을 충천할곳이 마땅치 않기때문에 보조배터리나 여분의 배터리를 챙기는게 좋고, 야간운행은 추천하지는 않지만 낮보다 힘이 덜들기도하고 국초종주를 하다보면 야간운행을 하는경우도 있기때문에 밝고 빛이 모아지는 후래쉬와 건전지가 필요하다.
 물병, 이온음료, 초코바 또는 먹거리 : 장거리엔 물보다는 이온음료나 소금물이 좋고, 중간에 먹을걸 살만한 곳을 만나기가 어렵기 때문에 허기를 달랠 수 있는 먹거리를 미리 챙겨두는게 좋다.


 광주에서 가깝기도하고 길도 잘 닦여있는 편이라 왕복코스로 가볍게 다녀오기 좋은 승촌보는 인증센터가 있는 영산강 문화관에 편의점도 있고 3층에는 전망대 그리고 캠핑장과 누가 쓰라고 이렇게 넓게 만들었는지 모를 공원이 멋지게 조성되어 있다.
 승촌보 캠핑장은 무료에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주말에는 예약하기가 어렵고 평일에는 당일예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의치 않으면 캠핑장 바로 옆 공원에서 캠핑하는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하긴 자전거타고 국토종주를 해보니 텐트까지 챙겨서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던데)

 승촌보까지는 몇번 왔다갔다 했었지만 승촌보를 벚어나보기는 처음, 승촌보를 벗어나 한동안은 도로옆으로 쭉뻗어있는 자전거길은 괜찮았고 옆에 이어지는 늪지도 멋있긴했으나 땡볕에 달리다보니 주변을 둘러볼 정신이 점점 없어지던..

나주시에서 목선처럼 생긴 유람선이 있던데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어서 운행은 하지 않더라는.
 처음 영산강 자전거길을 달릴때는 뻥뚫린 강에 햇볕이 반사되는 광경에 감탄사를 내뱉었었는데, 이런 똑같은 광경을 몇시간 계속 보다보면 점점 무덤덤해지고, 그러다가 살살 다리가 힘들어지기 시작하면, 시선은 전방 5m를 주시하면서 기계적으로 페달을 밟게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냥 집에서 헬스자전거나 탈 걸하는 생각도 살짝..

죽산보 도착

 승촌보에 비하면 규모나 장식면에서는 약간 초라해 보이는데, 오히려 공원도 아담하고 방문자를 감안하면 죽산보가 현실적이지 않나하는 생각이.
 죽산보까지 오는 길은 도로상태도 약간 들쑥날쑥하고 중간에 강을 건넜다가 돌아가면서 길이 꼬여있는 경우도 있어서 표지판과 지도를 잘 살피면서 가야되는 별로 편안하지 않은 코스.



 10만원에 구입한 랭글러 GT-MB200. 이놈도 앞으로 타이어가 닳아지게 달리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나 역시 4대강이나 국토종주까지 도장받으러 다닐 생각은 없었고 영산강 쪽만 찍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ㅎ

 아무튼 중간에 라면이나 끓여먹으려고 챙긴 코펠과, 식수 두병, 야간운행을 대비해 바람막이 옷 정도를 챙겼을 뿐인데도 은근히 짐이 많아 보인다.
 죽산보 관리사무소 옆 탁자에 떡~하니 널부러져있는 고양이 가까이 다가가도 눈하나 깜짝안하는 상팔자..

 이때가 8월이라 낮기온이 30도정도로 상당히 더운 날씨였는데 주차장옆에 있는 관리실에 에어콘도 나오고 말만잘하면 잠시 쉬어가는것도 가능해 보인다.
 원래는 죽산보까지 가볍게 다녀오려는 목적이었으나 죽산보에서 광주까지 돌아가는 거리나 죽산보에서 목포까지 가는 거리가 비슷해서 내친김에 영산강 하굿둑 도장을 찍기로 결심하고 목포쪽으로 출발~
(사실 체력이 바닥나서 광주로 올라갈 엄두가 안났는데 목포까지 가는길도 만만치는 않더라는)
죽산보에서 느러지전망대까지 가는길에 나주영상테마파크가 보이던데 언덕위에 위치해있고 사람도 없고 해는 지고있어서 안내판만 구경하고 그냥 패스.





 죽산보를 지나면서부터는 왼쪽으로 계속 얕은 산이 이어지는데 해를 가리면서 한기가 쫘악~ 음산한 기운이..
왠지 여기서 사고나면 아무도 구해주는 사람없이 죽게 될 것 같은 뭐 그런느낌이랄까?
아무튼 오후에 혼자 이 구간을 달리는건 왠지 기분 나쁜 느낌이었다.
 자전거에 깔려죽은 뱀.. 자전거도로 한복판에 나와있는 뱀들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잊지못할 느러지 전망대 인증센터13%경사..

 인증센터 1키로도 안남았다고 좋아했더니 안그래도 싸구려 알루미늄 자전거에 짐이 있어서 무거운데 13%경사에서는 정말 짐짝처럼 느껴지던 자전거..
 오오 이것이 바로 무안 느러지 관람전망대

 그냥 산위에 탑하나 세워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위치가 급하게 S자로 꺽이는 부분이라서 나름 전망은 좀 있긴한데, 그렇다고 13%경사를 기어올라와서 볼 정도는 아닌것도 같고..
이런 비슷한 광경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느러지 전망대는 4층 높이로 꽤 높은 편이고 주변 풍경을 360도 둘러 볼 수 있었고,
아래쪽에 집이 한채 있었는데 전망대에 사람도없고 날도 저물다보니 왠지 영화에서보면 이런 외진곳에 살인마가 집에 사람들을 감금하고.. 아무튼 날도 저물어 살짝 무서웠지만 힘들기도하고 배가 고팠기에 옆에있는 정자에서 라면을 하나 끓여먹고 해떨어지고 출발~ (정자에 말벌집이..)

느러지 전망대에서 영산강 하굿둑까지 강을 타고가는 자전거길은 34km, 변명같지만 어두워진 자전거길은 위험하기도하고 혼자 달리기엔 무섭기도해서.. 상대적으로 거리도 짧고 지나다니는 차라도 간간히 있어서 심심하지 않은 지방도(21km)를 선택했다.
 광주에서 목포에 이르는 국도는 지나다니는 차량들의 속도가 상당히 빨라서 위험한 편이지만, 지방도는 상대적으로 차량이 적기도하고 밤이다보니 가끔 한두대의 차량이 지나갈 뿐 가끔 가로등도 있고 마을에 편의점도 있어서 오히려 자전거길에 비해 밤에는 더 안전하고 편하다.

드디어 영산강 하굿둑 인증센터!

 이미 죽산보에서 바닥난 체력으로 목포까지 어찌어찌해서 도착. 느러지에서 지방도를 안탔다면 한 두시간은 더 걸렸을텐데 그런 판단을 했던것에 감사를..

 마음같아선 목포에서 하루 묵고나서 다음날 천천히 광주까지 돌아오고 싶었으나 바닥난 체력에 아무래도 자전거타고 돌아가는건 무리일 것 같아서 바로 목포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타고 광주로 점프~ (남들도 다 이렇게 하던데..)








9시간동안 79km..

 중간에 라면 끓여먹고 죽산보에서 한숨잔걸 빼보니 평균시속 약 10km정도 되는것 같은데, 이번에 4대강 자전거길을 돌아보면서 느낀건데 자전거나 짐 탓이라기 보단 그냥 내 체력이 시속 10km에 최적화 되어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이건 영산강 자전거길을 타고내려다가다 중간중간 짤막하게 코스설명을 해볼려는 의도였는데 그냥 잠담이 되어버린 영상인데, 느러지 전망대 이후부터는 힘도 들고 깜깜하기도해서 카메라 잡을 생각을 못해서 없다는..



 4대강 종주자전거길 중 하나인 영산강 자전거길을 총평하자면,

 길 상태는 반타작정도로 반은 괜찮고 반은 좋지않다. (죽산보 아래쪽으로, 담양댐 가는길 등이 별로)
 승촌보 아래쪽으로는 자전거타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고 산길이 섞여있어서 으슥하다.
 나주와 죽녹원정도가 마을을 지날뿐 그 외에는 자전거길 주변에서 슈퍼나 식당을 찾기 힘들다.
 빙빙 돌리고 울퉁불퉁 어설픈 자전거길 보다는 차라리 지방도는 타는게 편하다. (느러지 전망대부터 영산강 하굿둑 자전거길은 안타봐서 모르겠음)

 이유는 모르겠지만 광주에서 목포까지 버스비보다 자전거타고 가면서 먹는데 쓴 돈이 더 많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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