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값 인상안이 발표되면서 이게 정말 흡연자들의 금연을 위해서냐 아니면 부족한 세수를 매우기 위한 편법 증세냐를 가지고 논란이 많은것 같다. 딱 보기에도 증세에 목적이 더 커보이는데 그걸 궂이 국민건강만을 위하는 것처럼 내세우는게 웃기기도하고 방법도 약간 잘못된 것 같은 생각이 들긴하지만 뭐 담배값이 오르면 부수적으로 금연효과도 어느정도 있을지도 모를일이고, 어차피 정부에서 담배값을 올린다는데 막는다고 막아지는것도 아니고 어차피 피울사람은 담배값이 만원이어도 피울테고 끊을사람은 끊는게 흡연자들의 생리가 아닐까..
아무튼 담배값이 인상된다는 소식에 많은 흡연자들이 또다시 금연을 해볼까?라고 한번쯤 생각할 것 같아서 직접 사용했던 나름 확실한 금연 방법을 몇가지 적어보려고 한다.
요약
- 피곤을 누적시켜서 이틀간 시체처럼 누워서 잔다.
- 꿈속에서 나는 담배를 피운적이 없다고 계속 자기최면을 건다.
- 담배가 생각날때는 담배를 피운적이 없으니 피고싶지 않다고 반복해서 생각한다.
흡연 이야기..
흡연경력은 대략 15년정도? 하루에 한갑정도를 꾸준히 피웠고, 주위사람들의 금연 권유 같은건 당연히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일수였고, 심지어는 금연을 안했다고 벌금을 때리던 교수님 밑에서 부당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당당하게 흡연하고 벌금을 냈을정도로 나름 자부심과 애착이있는 흡연자에 속했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게 담배라도 없으면 무슨 낙으로 인생을 사냐며 평생 흡연하다가 폐암이라도 걸려서 죽을기세였다가, 금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정말 간단했는데 더이상 담배가 맛이 없어져서 였다.
흡연 5년차까지.. 담배의 구수하고 독특한 향과 맛을 느낄줄알며 여러가지 담배를 골고루 피우던 시기였다. 뭐 흡연 초기처럼 필때마다 어질어질하고 몽롱한 기분을 느낄수있는건 아니었지만, 어느정도는 기분상이 아니라 실제로 기분이 안정되고 좋아지는 느낌과 해방감 같은게 느껴지기도 했고, 담배를 피운다는게 마치 강한남자의 상징인 것 처럼 약간 과시욕도 어느정도는 있었던 시절이었다.
흡연 5~10년차.. 담배의 맛이나 기분전환 효과는 무뎌지고 습관이 되어버리기 시작한 시기인 것 같다. 더이상 담배의 향이나 맛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도 않고 그렇다고해서 기분이 좋아지거나 하는것도 아닌 상태에서 그냥 습관적으로 식후, 휴식시간, 커피타임에 입에물고 흡입하거나 뭔가에 몰두하거나 초초할때면 줄담배로 흡입하곤 했다.
어쩌면 이때부터는 담배의 직접적인 효과보다는 담배를 피우러 나가야한다는 점을 이용해서 불편한 자리를 잠시 피한다거나 쉬고 싶을때 담배를 핑계삼아 이용하는 용도로 더 많이 사용했던것 같기도 하다.
흡연 10년차 이상.. 담배맛이 쓰게 느껴지는 경우가 자주있고 그러다보면 나도모르게 담배를 피우면서 침도 자주 뱉게되고 가끔은 가래도 끓게 되는데, 이때부터는 필요에 의해서 담배를 피운다기 보다는 그냥 완전히 몸에 베어버린 습관처럼 매시간 그냥 담배를 피웠던것 같다.
딱히 건강에 적신호가 오는건 아니지만 담배진이 몸에 베어서 냄새가 나는것도 좀 그렇고 금연 캠페인에 자주 등장하는 흡연 10년차다보니 슬슬 금연에 대한 생각도 하게되지만 정작 담배를 잠시라도 안피면 불안해지고 그렇게 지장을 주느니 그냥 피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금연과 흡연을 왔다갔다하는 시기였던것 같다.
뭐 그렇게 흡연 15년차 정도에 접어들다보니 더이상 맛도 없고 쓰기만한 담배를 궂이 피울 이유가 있을까?라는 생각에 차라리 더 독한 담배를 피거나 아니면 담배를 끊어보자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는데, 아무래도 주로 피던 담배가 니코틴 함유량이 높은 디스나 말보로 레드 같은 것들이어서 그런지 시가 같은걸 피워도 더 강한자극은 커녕 맛만 더 쓰고 별로라서 그냥 담배를 끊어보기로 결정하게 되는데..
금연 방법..
흡연을 할때는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금연 따위 할 수 있는 의지 정도는 가지고 있다고 착각했지만, 막상 금연을 하려고 결심해도 몇일 못가서 다시 흡연을 하게되는 경우가 계속 반복되다보면 이미 나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담배를 끊는다는게 그렇게 만만한 일은 아니라는걸 드디어 깨닫게 된다.
이렇게 금연에 실패를 거듭하다보면되면 금단현상을 막아준다는 금연패치(니코틴패치)를 사용하는 방법이나 전자담배, 은단, 껌, 사탕 등 담배를 대체해서 심심한 입을 달래주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는데..
니코틴패치는 가격이 너무 비싸기도하고 정말 금연에 실패를 거듭하게되면 사용할 최후의 방법으로 남겨두다보니 직접 사용해보지는 못했고, 전자담배는 니코틴 액의 가격이 비싸기도 하지만 오히려 흡연을 부추기면 부추겼지 금연에 딱히 도움은 안된다고해서 패스, 고전적인 금연방법인 은단, 사탕, 껌 등은 기분을 달래주는 보조역할 정도일뿐 직접적으로 금연에 도움을 주지는 못하는것 같았다.
그래서 대부분의 금연 초보들이 그렇듯 나 역시 처음에는 단순히 자기 의지로 끊는 방법을 사용했다. 보건복지부에서 만든 금연길라잡이 사이트에서 금연방법들을 보고 경험담도 읽으면서 매일 홈페이지에 들러 늘어가는 금연 일수를 보면서 뿌듯해 하는것도 잠시.. 몇일지나면 담배를 피고싶은 욕구가 커지면서 다시 흡연을 하게되고, 다시 금연과 흡연을 반복하다보면 이게 금연을 하는건지 흡연을 하는건지 애매해지면서 실패~
뭐 목표를 정하고 운동을 하면서 주변사람들에게 금연사실을 알려서 의지를 확고히하고 어쩌고 저쩌고.. 개인적으로 이방법은 별로 효과가 없었다.
다음으로 시도한 방법은 내리 2일 정도를 시체처럼 자고나서 금연하기..
아무래도 좀전까지 피웠던 담배를 지금부터 끊겠다고 하는것 자체가 무리라고 생각했고, 초기 금단현상도 넘길겸 담배를 피우던 흐름을 끊어주면서 자연스럽게 금연에 돌입하자는 생각이었다.
먼저 하루나 이틀정도 날을 새면서 피곤을 최대한 누적시킨 후, 드라마 한시즌정도를 틀어놓고 잠을 청하다가 눈이 떠지면 미드보면서 비몽사몽.. 이렇게 잠에 취해서 이틀정도를 내리자고 일어나면 마치 리셋된 상태가 되면서 가볍게 금연을 시작하게 되는데, 일단 금연 2일을 먹고 들어가고 초기의 금단 증상도 어느정도는 고비를 넘긴 후 라서 금연을 시작하기에 상당히 수월했다.
이렇게 담배를 끊은지 1년반쯤 지나서던가 무슨일이 있어서 담배가 생각나게되고 금연한지도 좀 됐으니 하루에 한두개피로 조절이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다시 흡연의 길로 들어섰으나, 하루 한개피로 시작한 담배가 점점 늘어 다시 하루에 한갑이 되는데는 불과 몇주밖에 걸리지 않더라는..
뭐 그렇게 다시 반년정도 흡연하다가 다시 금연에 돌입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금연을 하다보면 담배에 대한 유혹이 자주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뭔가 더 강력한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던 중.. 담배를 피웠었다는 생각때문에 다시 담배를 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되는것 같고 그렇다면 담배를 피운적이 없다고 생각하면 피고싶다는 생각도 안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도달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전처럼 자연스럽게 금연을 시작하기 위해 이틀을 자기(사실 그냥 누워있는다는 표현이 맞을듯) + 나는 담배를 피운적이 없다고 계속 생각하면서 일종의 자기최면을 걸었다.
그렇게 금연을 시작하고 담배의 유혹이 있을때마다 나는 담배를 피운적이 없다고 되뇌이다보면 담배를 피운적이 없으니 피고 싶을리도 없게 되는 뭐 그런상태랄까..
담배를 피운적이 없다고 생각하다보니 언제부터 금연을 시작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대략 1년반? 2년정도?), 담배를 끊었다고 생각하면 담배를 피웠었다는걸 인정하게되고 그렇게 되면 담배를 피고 싶다는 생각이 되살아나는 원인이 되기때문에.. 어쨌든 이런 글을 쓰는것 자체도 담배를 피웠었다는 사실이 생각나게하면서 담배를 땡기게 만드는 안좋은 경우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의지가 그리 강한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 방법으로 금연에 성공한거보면 이렇게 장시간 누워서 초기 금단증상을 넘기면서 담배를 피운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방법이 어느정도는 금연을 시작하는데는 도움이 되는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솔직히 금연에 성공하고 담배를 안펴서 좋은점은 잘 모르겠다..
뭐 담배값이 안들어서 돈이 조금 굳는다는 정도가 좋은점이고, 금연 초기에는 왜 그렇게 짜증이 밀려들던지 마치 분노조절장애처럼 작은일에도 짜증이 버럭버럭.. 술먹을때 뭔가 허전하고 배고플때도 담배만한게 없었는데.. 금연하고나서 불어난 체중 10kg은 빠질 기미가 안보이고.. 건강상으로 뭔가 이득이 있고 수명도 늘어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 체감되는 좋은점 보다는 안좋은점이 더 많게 느껴지는것 같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랄까..
하긴 몇개 안되는 인생의 낙 중에서 하나가 사라진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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