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9월달에 다녀온 섬진강 자전거길 이야기..
8월달에 영산강 자전거길을 여러번에 나눠서 완주하고나서 무슨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몰라도 다음으로 가까운 섬진강 자전거길을 완주해보기로 마음먹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광주에서 섬진강 자전거길을 가기위해선 섬진강댐까지 가야하는데 (자전거길은 상류에서 하류로 타야 쉬우므로) 문제는 가장 가까운 시외버스터미널이 순창 터미널..
순창 터미널에서 섬진강댐 인증센터까지 직선거리는 16키로정도 자전거길을 타고 올라가면 36키로정도 나온다. 뭐 순창시내에서 시내버스 같은걸 타고 올라가는 방법도 있을수 있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자전거길은 멀고 그럼 자전거타고 그냥 국도로 올라가면 되겠네?라는 생각에 도달! 법적으로 자전거는 차에 속한다고 어디서 들은것 같은데 자전거길로만 다니란 법은 없으니..
여기서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왜 광주에서 순창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냐는 건데.. 영산강 도장은 다 찍고나서 이제 200키로쯤은 우습다고 생각했던지 아니면 그냥 심심해서 자전거를 더 타고 싶었던지 둘 중 하나 일듯.
아무튼 광주에서 담양을 들러 순창으로해서 섬진강댐 까지가 60키로, 섬진강댐에서 광양가지 자전거길이 140키로 합이 200키로면 두번째 자전거여행으로 적당한 거리에 그리 나쁘지않은 목표라고 생각했으나, 막상 달려보니 그리 만만치는 않더라는..
간단하게 섬진강 자전거길에 대한 소감을 말하자면 7/10점 정도,
섬진강 자전거길은 자동차도로의 갓길을 달리는 코스가 제법 있었는데, 자동차를 신경써야해서 불편하지만 도로상태만 놓고보면 어설픈 자전거도로보다 차라리 잘 닥여있는 차길을 달리는게 편하기도하고 차량이 그렇게 많지않아서 시원하게 달릴수 있어서 전체적으로 자전거 타기에는 좋은편이라는 생각이다.
출발..
광주에서 출발해 담양군청까지는 영산강 자전거길을 타고가고 그 다음부터는 국도를 타고 순창으로 갈 예정,
담양 대나무숲 인증센터까지 10키로정도 달렸더니 벌써 힘들어서 잠시 휴식하며 김밥 몇개 집어 먹는 중.
5시넘어 늦게 출발했더니 담양을 지나 국도를 타고 순창에 도착하니 어느새 저녁이다. 텐트,침낭,코펠까지 다 챙긴상태라서 아무데나 자리깔고 잠을 청할수도 있지만 늦게 일어난 탓에 별로 피곤하지 않아 다시 국도를 타고 섬진강댐 인증센터까지 가보기로 했다.
순창에서 섬진강댐까지 가는 국도는 넓고 저녁이라 차도 없어 한산한 편이었는데, 문제는 오르막을 한참 올라야 한다는 것.. 비박장비에 이것저것 잔뜩 실었더니 이건 뭐 완만한 오르막을 만나도 자전거가 안나가는 부작용이 있어서 이 오르막을 한 40분동안인가 힘들게 기어올라 가야했다.
그 긴 오르막을 기어올라갔는데 내리막은 짧아서 다시 한번 자전거길은 상류에서 하류로 타야한다는걸 느끼며..
섬진강댐 인증센터로 가기위해 중간에 국도를 나와서 다리 옆으로 나있는 섬진강 자전거길로 들어섰다.
밤인데 아무도 없고 다리밑이라 으슥해서 약간 무섭긴하더라는..
섬진강댐 인증센터에 도착.
인증 도장을 찍고나서 주변을 둘러보니 12시가 넘어서 가계들은 이미 다 닫았고 지나가는 사람도 하나없이 어두컴컴하더라는..
마침 자전거 가계앞에 벤치가 있길래 버너를 꺼내서 라면을 끓여 김밥과 같이 먹으면서 여기다 텐트를 치고 자고 갈지 아니면 좀 더 내려가볼지를 고민하다가, 어차피 잠도 안오고 다음날 섬진강댐에서 광양까지 140키로를 가는건 힘들것 같아서 좀 더 내려가서 다음날 이동거리를 줄여보기로하고 다시 출발~
장군목 인증센터 있는곳이 마실휴양숙박단지 인데 순창군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이다.
예약제로 운영되고 관련 기사를 찾아보니 전에는 가격이 2~3천원으로 저렴했었나본데 지금은 2~3만원대로 다른 캠핑장과 비슷한 요금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는듯하다.
캠핑장, 오토캠핑장, 펜션, 매점, 샤워실 등 여러시설이 갖춰져 있다.
섬진강 마실 오토 캠핑장 - 순창군
마실숙박단지부터는 내리막이고 다 내려와서는 좀 힘든 오르막.
어디가나 상황이 비슷한 인증센터 관리상태..
향가유원지 인증센터 직전에 왠 터널이 있는데 이름은 당연하게도 향가터널!
캄캄한 밤길을 자전거로 달리느라 약간 무섭기도하고 썰렁했는데 환한 터널을 달리니 그렇게 안락하게 느껴질수가 없더라는..
칠흙같은 어둠을 뚫고 도착한 향가유원지 인증센터, 이때가 새벽 5시쯤 됐는데 산길이다보니 가로등도 하나없고 이러다 사고나면 그냥 혼자 죽을수도 있겠구나 싶을정도로 무서웠던 밤도 이젠 거의 끝~
해가 뜨면서 밤새 식어있던 공기와 만나 한치앞도 안보일만큼 안개가 자욱하게 끼기 시작하는 새벽.
이건 색감이 일몰 같군..
안개가 얼마나 짙게 깔리던지 전방 5미터 앞도 안보이일 정도로 온통 안개 천지였는데 해뜬지 두시간쯤 지나가 점차 안개가 겉히면서 장관을 연출한다.
나중에 4대강, 국토종주를 하다보니 뭐 이런 장관따위 흔하디 흔한 거였지만..ㅎ
횡탄정 인증센터까지 도장을 찍고 좀 더 내려오다가 피곤해서 무슨 기도원 입구 전동전설 이야기가 적혀있는 석상앞에 자전거 쉼터가 잘 만들어져 있길래 거기에 텐트를치고 잠시 잠을 청했다. 3시간정도 자고 일어나서 내려가다보니 바로 아래쪽에 캠핑하기에 더 좋은 압록공원이라는 곳이 있더라는..!
이 석상 높이가 한 6~7미터는 넘는듯한데 모양이 좀 단순하고 별로던데 그래도 지나가는 사람들은 여기서 사진 한방씩 찍고 가긴 하는 나름 명소?
여기가 압록공원 지나서던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사성암과 남도대교 인증센터 구간이었던것 같은데, 차도에 파란줄이 그어있는 자전거도로가 한참을 이어진다.
간간히 차가 지나다니지만 노면상태도 좋고 주변 경치도 괜찮은 편이고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자전거 타고 달기에 꽤 좋은편이다.
그래서인지 동호회로 보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많이 보이기도 한다.
섬진강 자전거길의 흔한 하늘풍경..
흔한 다리밑 풍경..
고개를 숙인 누런 벼들이 무슨 바퀴벌레때 처럼 가득하다.
비유가 좀 그런가..
아침에 횡탄정 근처에 있는 곡성군에 들러서 구입한 고기 몇점을 라면을 국물에 간장,식초,설탕을 넣고 조려서 오뚜기 햇반에 냠냠..
어제 저녁부터 아침까지 자전거 페달을 굴리고나니 다리는 뻐근하고 배도 고프고 라면에 고기에 밥까지 먹고나서야 조금 살만해지는듯하다.
비계없는 등심을 사려고 했는데 엉겁결에 목살을 사버린..
매화마을 인증센터 쯤이었던것 같은데 하늘이 멋있길래 아이폰 파노라마 기능을 가로가 아닌 세로로 돌려서 하늘을 180도로 촬영해 본 사진.
매화마을 인증센터
학학 이제 20키로만 가면 종착역인 광양..
처음으로 비박장비를 꾸려 본 거라서 텐트,침낭,코펠에 참치캔,번데기캔,햇반,양념들.. 지금봐도 짐이 어마어마한데 족히 30키로는 넘지 않았을까 생각..
마트에 들렀다하면 음료수,초코바를 닥치는대로 사먹고 과일까지.. 저기 달려있는 빨간게 토마토 한봉지사서 매달아 놓고 흡입하고 남은것들.
섬진강 자전거길 마무리에 왠 대형 우체통이? 무슨 기념관인가 기대하며 다가가봤더니 화장실이다..
그러고보니 섬진강 자전거길은 4대강 자전거길처럼 화장실이나 휴게시설 같은게 별로 없는편이다. 공원이나 이런곳을 제외하고는 간이 화장실이 별로 없어서 큰일 보려고 한참을 달려야 했던 힘든 기억이..
배알도 수변공원 인증센터.. 잊지 않겠다!!
한나절을 달려 밤에 도착한 광양에서 배알도수변공원을 안내하는 자전거길이 엉망이라 한참을 헤메고나서야 겨우 배알도수변공원을 찾았는데, 거기서 인증센터를 찾느라 또 한참을 헤메고 불도 꺼진체 구석에 박혀있던 인증센터에서 겨우 인증수첩에 도장을 찍고 바로 텐트치고 뻗었다..
다음날 일어나서 어제 낮에 먹다 남은 고기에 김치와 햇반을 넣고 볶아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
자전거는 누가 안 훔쳐갔고..
하긴 시내만 안들어가면 자전거길에서 도난에대해 딱히 걱정할 일은 없는편인데, 남의 자전거를 훔치려면 자기 자전거를 버려야하는데다가 자전거여행을 하면서 내 자전거보다 더 싼 자전거를 본적이 없다는 사실..
랭글러 2011년형 21단 99000원!!
배알도수변공원을 검색해보면 배알도수변해수욕장으로 샤워장도 있다고 나오는데, 몇년전에 해수욕장은 폐쇄되고 현재는 캠핑장소만 있을뿐 샤워장도 없고 화장실은 관리하기 귀찮았는지 이렇게 물도 안나오게 해놓고 전기 콘센트까지 다 뽑아놓은 상태로 그저 한숨만..
관할이 광양시 일 것 같은데 그놈의 담당자 참 야박하고 게으른가 보다.
전기 좀 쓰면 얼마나 쓴다고! 자전거길에 있는 간이 화장실들은 히터랑 에어컨도 나오고 음악도 나오던데 말이지..
그나마 공원 중간쯤에 식수대가 있어서 급한대로 세수랑 양치 정도를 하고나서 간단히 주변구경~
경치는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고 해수욕장 폐쇄로 백사장은 지저분하긴 하지만 경치가 좋아서 텐트치고 몇일동안 뒹굴수도 있을것 같긴한데.. 아침부터 저기 바다쪽 어딘가에서 쿵쿵쿵쿵 공사소리가 멈추질 않는다..
아니 인증센터를 이렇게 안에 숨겨둘거면 표지판이라도 제대로 붙여놓던가.. 어제 밤에 이 배알도수변공원 인증센터를 찾느라 이 근처를 서너바퀴 돈 걸 생각하면!!
뭐 야밤에 자전거를 탄 내가 잘못이지..
영화에서보면 이런다리를 막 달려가서 물속으로 풍덩~ 물속에서 검은손이 다리를 잡아 끌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뭐 그런곳..
밤사이 나무에서 떨어진 애벌레님이 텐트에 침을 바르셨..
양때구름인가..
이날 날씨가 상당히 좋았는데 햇볓이 너무 뜨거워서 첫날 새벽에 달리기를 잘했다는 생각마저 들더라는.
이틀간 땀에 찌든 몸으로 샤워시설도 없는 배알도수변공원에서 더이상 머물수는 없어서 주변에 가까운 목욕탕을 검색해 찾아간 곳이 태인동 경치좋은 언덕위에 위치한 태인목욕탕!!
흠이라면 경사가한 20도는 되보이는 언덕을 올라가야해서 자전거를 끌고 거의 기어오르다시피 했다는 것..
가격은 2500원에 동네 목욕탕으로 규모가 큰건 아니지만 깔끔한 편이고, 섬진강 자전거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면 바로 이 태인목욕탕을 꼽겠다!! 그만큼 샤워가 절실했다는..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 다시 자전거에 짐을 꾸리고 있는데 돈받는 아주머니는 자전거타고 고생한다며 우유랑 요구르트를 맥주컵에 가득 따라 주시길래 벌컥벌컥..
여기가 섬진강 자전거길 종점이고 배알도수변공원에 샤워장도 없어서 자전거타는 사람들 목욕하러 많이 오지 않냐고 물어보니 별로 안온단다.. 하긴 어제 저녁 비슷한 시각에 도착한 팀들도 바로 콜벤 불러서 떠버리던데, 여기주변이 죄다 공업단지라 볼것도 없고 놀곳도 없고 그렇다고 광양시까지 자전거길이 나있는것도 아니니 뭐..
바로 문제의 태인목욕탕 올라가는 이 언덕!
섬진강 자전거길에서도 이런 경사도는 본적이 없건만..
목욕탕을 나와서 광양읍으로 가는길에 보이는 광양제철소
콜록..
광양제철소부터 광양시까지는 자전거 도로도 없고 갓길은 엉망이거나 아예없고 차도에는 대형 화물차들이 쌩쌩달려서 그야말로 자전거에게는 죽음의 도로.. 조심!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광양시까지 도로 갓길을 타고 이동하고나서, 광양시청 앞에서 잠시 멍때리고 있는데 지나가던 어떤 자전거탄 아저씨가 어디가냐며 광양읍 간다니까 자전거도로를 안내해준다며 따라오란다.
자전거는 내꺼랑 비슷한 생활차인데 녹이 여기저기 많이 슬었고 기어변속은 최고와 최저단 두개만 사용하는 신기한 아저씨..
지쳐있던차에 10분넘게 같이 달리면서 길을 안내해준게 고마워서 기름칠 좀 해드릴까 했는데 혹시 자존심 상하실까봐 그냥 고맙다는 말만하고 보내드렸다..
광양시에서 광양항으로해서 초남역을 지나 광양경찰서로 이어지는 자전거길로 뭐 차도 보다는 안전하겠지만 관리가 전혀 안되어있어서 자갈이 굴러다니고 중간에 공사중인 긴 오르막도 있어서 그닥 쾌적하지는 않았던 자전거길이다.
광양읍에 거의 다 와가는데 자전거타다보면 보게되는 흔한 석양의 모습..
지인의 집이 있는 광양읍에 도착으로 마무리~
결론
섬진강 자전거길은 4대강 자전거길에 비해 편의시설이나 그런건 부족하지만, 차도를 이용해서 자전거 타기에는 더 나은편이다.
종점인 배알도수변공원엔 아무것도 없고 광양시까지 나오는길은 상당히 위험해서 참 애매한데, 지도를 보니 주변에 용지정류소라고 시외버스 정류장이 하나 있던데 거기서 자전거를 싣고 광양시로 나올수도 있을것 같다.
자전거에 비박장비까지 챙겨서 다니는건 아무데서나 자고 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어쨋든 자전거가 무지 안나가서 힘들기때문에 비추..
경치도 좋지만 역시 자전거여행의 대부분은 시선 전방 고정 그리고 페달링으로 끝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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