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2014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는 블루라이트 보안경, 청광렌즈? 그냥 모니터 색온도를 조절하면 되는데.. (모니터 색온도조절 프로그램 f.lux)



펀샵(FunShop)에서 매일 같이 날라오는 광고메일에서 블루라이트 보안경이라는 물건이 눈에 띄어서 한번 살펴보게 되었는데
컴글라스 블루라이트 보안경 - FunShop

 가격은 3만원대로 평범한 안경테와 도수도 없는 플라스틱 선글라스 렌즈인걸 감안하면 그리 저렴한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오픈마켓에서도 4만원대 이상으로 판매되는 제품을 쉽게 볼 수 있으니 넘어가고..

 이 블루라이트 보안경의 설명을 보면 청색광(블루라이트)의 가벼운 증상에 자외선과 가시광선의 시력저하 요소를 은근슬쩍 붙여서 마치 청색광이 시력저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면서, 모니터에서도 이런 청색광과 자외선, 가시광선이 나오니 이 블루라이트 보안경을 사용하면 장시간 모니터를 사용해도 마치 눈을 보호해 줄 것 같은 착각이 들게 설명해놨다.

 스마트기기의 화면에서도 청색광이 나오니 이 보안경을 착용하면 시력관리에 좋을거라니.. 정말 빵~ 터질지경이다.
 마치 먹이감을 발견한 하이애나 처럼.. 요즘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데 스마트폰 화면에서 유해한 청색광이 나오니 모두 이 블루라이트 안경을 써야 한다는 식이라면, 왜 아주 공기중에 매연이 폐암을 일으킬지도 모르니 방독면도 구입하라고 해야 할 판이겠다.
 눈이 나빠서 쓰는 안경도 무겁고 귀찮은데, 긴가민가한 이유 때문에 선글라스랑 별차이 없는 보안경을 착용한다는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인것 같은데, 이말을 믿고 어디선가 평상시에도 보안경을 착용하고 있을 사람이 있을것 같은 생각에 안쓰럽기까지 하다.

 모니터마다 붙어있었던 보안경은 화소가 크고 밝았던 CRT 모니터의 밝기나 색감을 감소시켜서 눈의 피로를 줄이기 위한 목적외에도 전자파 차단이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했지만, 의학적 근거도 없었고 화면이 어둡게 보여서 잠시 사용하다가 때버린 기억이 있다.
 뭐 그마저도 LCD모니터로 넘어오면서부터는 종적을 감춘지 오래인데, 갑자기 블루라이트 보안경이라니.. 사람들의 불안감을 이용하는 이런 상술은 참 끝이 없는것 같다.


 청색광을 차단한다는 블루라이트 보안경도 검색해 본 바로는 현재까지 어떤 의학적 검증도 없고 청색광에 대한 연구 역시 초기단계 이거나 깊이 연구된게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결국 청색광이 눈을 좀 피로하게 하는것 같은데 시력저하의 원인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지만 혹시 모르니 청색광을 차단하면 눈에 좋을지도 모른다는걸 마치 효과가 있을것처럼 광고해서 팔려는것 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다.
* 하긴 의학적 효과가 있다면 의료기구로 판매하지 이렇게 패션상품으로 판매하지는 않을것 같다.

 일반 황색 선글라스와 별 차이가 없는 이 블루라이트 보안경도 시력교정수술이라던가 주변 자외선과 가시광선에 민감한 상태에서 외출시 사용하면 효과가 있을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일반 선글라스의 효과지 블루라이트 보안경의 특별한 효과 같은건 아니다.

 내에서 모니터를 장시간 사용하는데 과연 블루라이트 보안경이 필요할까?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하는데..

 자외선의 경우 예전 CRT 모니터가 야외노출 자외선량의 1/1000수준으로 조명,전자기기에서 발생되는 자외선 수준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기때문에, 블루라이트 보안경의 자외선 차단율은 사실 실내에서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 청색광이라는 것이 가시광선의 청색을 말 할 수도 장파장 자외선의 청색광을 말할수도 있는것 같은데 이런 청색광은 일반 호박색의 선글라스에서도 차단된다고 한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컴퓨터 사용시 우리가 몰랐던 그 신비한? 청색광 하나 때문에 눈이 피로하다는 식의 논리자체에도 근거는 없다고 본다. 장시간 모니터를 볼 경우 안구 운동 부족이나 거리감이 없는 모니터 화면의 특성상 촛점이 고정되다보면 뭐 동공운동을 안하게되는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원인 중 청색광도 한가지 이유일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블루라이트 보안경 판매자가 광고하는것 처럼 청색광이 눈 건강에 큰 영향을 준다는 의학적인 근거도 없고, 만약에 그럴리는 없지만 청색광이 정말 치명적이라면 모니터 패널 제조사 같은곳에서 청색광에 대한 기준을 마련한다던가하는 조치를 취하는게 순서일텐데..



내에서 장시간 모니터를 사용하다보면 눈이 피로하다거나 어지럽기도하고 심하면 두통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그럼 다른 좋은 방법은 없을까?

 간단하게는 조명을 밝게하거나 집안에 굴러다니는 선글라스를 쓰는 방법이 있겠고, 보다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모니터 밝기, 대비 조절 및 색온도를 조절하는 방법이 있다.
 * 블루라이트 보안경, 선글라스, 모니터 조절 방법 모두 원래의 색감을 훼손시키는 방법이기 때문에 색감이 중요한 작업중에는 눈이 아프더라도 원래대로 사용하는 수 밖에 없다.

 특히 모니터 작업시 블루라이트 보안경을 쓸 필요가 없는 결정적인 이유는 모니터는 밝기,색상,색온도를 직접 조절 할 수 있는 물건이라는 점이다.
 청색광이 눈에 거슬린다면 궂이 비싼돈주고 불편하게 보안경을 착용할게 아니라, 모니터 자체 설정에서 청색을 줄이거나 색온도를 6500K 이하로 낮추고, 자동대비조절 기능(DCR)정도만 끄면 약간 누렇지만 훨씬 눈이 편안한 화면을 만나 볼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1. 모니터 메뉴버튼(Menu 또는 M)을 눌러서 색상조정(또는 색온도) 메뉴를 찾아 6500K로 변경한다.
2. 모니터 메뉴에서 DCR 메뉴를 찾아 켜져있다면 꺼(OFF) 준다.

* 과거 CRT모니터들은 기본으로 색온도 6500K를 주로 사용했지만, 요즘 LCD모니터들은 기본값이 7500K 근처이거나 좀 더 원색에 가깝게 보기위해 9300K 정도로 올려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리고 이런 모니터 메뉴 조작을 잘 모르겠거나 수시로 변경하기 귀찮다면, 모니터의 색온도를 시간대에 따라 자동으로 변경해주는 f.lux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보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f.lux 프로그램 홈페이지(http://justgetflux.com/)

 그래픽작업과 문서작업을 오가며 색온도를 자주 변경해야 한다거나(일시중지 기능), 아침 저녁 모니터 주변의 조명상태에 차이가 있을 경우(시간에 따라 색온도를 자동으로 변경해주는 기능) 쓸만하고, 실제로 모니터의 색온도로를 조절하는것과 화면의 차이는 없다.

 평소 색온도 9300K로 사용중인 화면과 f.lux를 이용해 낮시간에 설정된 6500K와 밤시간에 설정된 5000K를 카메라로 찍어봤다. (스샷으로 찍으면 다 같은 상태로 나옴)
 약간 어둡게 나왔지만 9300K의 바탕이 밝게 발광하는 원색의 흰색에 가깝고, 6500K는 약간 어둡고 칙칙하게 보이고, 5000K는 약간 더 어둡고 살짝 붉은 빛깔이 도는 느낌이다.

 처음 색온도를 바꾸면 어둡고 이상하게 보일수도 있지만 몇 분만 지나면 적응되면서 눈이 부시거나 어지럽지 않고 편안한 화면을 느낄 수 있다. (밝기 조절의 어두움과는 약간 다른 느낌)

 기본설정으로 사용해도 충분하지만 인터페이스를 간단히 살펴보면,









왼쪽에 현재 사용된 색온도가 표시되고, 아래쪽에 체크하면 일시중지 되고 원래 색온도로 돌아오고, 우측상단에 설정 버튼과 간편하게 변경가능한 메뉴가 있다.
 가운데 그래프는 시간에 따라 변하는 색온도 상태를 표시한 것.

Settings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설정창에서
 1번 낮과 밤 시간대의 색온도를 조절 할 수 있고,
 2번 현재 위치(서울 등)를 검색해서 입력하면 현재시간대에 맞춰 색온도가 변경된다.

셋팅 옆 삼선 버튼을 누르면 열리는 메뉴에서,
안전모드(창 투명도),영화모드(색온도 상승),암실모드(적색반전),
밤시간대 색온도 설정 변경,
한시간 일시중지, 낮시간대까지 일시중지 기능등이 있다.






 눈을 보호해준다는 블루라이트 보안경 또는 청광렌즈는 선글라스처럼 실외에서나 사용한다면 모를까, 실내에서 모니터 이용시 사용하기에는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모니터에서 자외선이 나오는것도 아니고 그저 선글라스처럼 빛을 차단해서 눈부심이 덜 한것뿐이고, 이런건 궂이 불편하게 보안경을 끼지않아도 모니터의 색온도 설정을 통해서 충분히 조절이 가능한 부분이다.
 이런 검증되지도 않은 허름한 안경(플라스틱이나 필름렌즈의 선글라스와 같은)을 청광렌즈라는 이유만으로 비싼돈을주고 구입 할 바에는 차라리 좋은 선글라스를 사던가 모니터 살돈에 보태는게 훨씬 나을것 같다는 생각.

 건강을 담보로 장난치는 상술이 제일 싫더라..

참고
f.lux 홈페이지 - http://justgetflux.com/
보안경에 대해서? - 네이트 지식인
형광등, 모니터 등의 자외선은? - 화장품 연구장 블로그
청광렌즈 검색 - 다나와

추가

 f.lux 프로그램은 PC용이고 스마트폰 앱은 아이폰(탈옥)만 제공하는데, 오늘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를 보다보니 '블루라이트 차단 스크린 필터'라는게 보여서 설치해보니 청색광을 낮춰주는 비슷한 기능을 하는 앱이다.

 앱 이름이나 설명에는 블루라이트를 차단한다고 거창하게 나와있지만, 사실 화면에 색깔 필터를 덧씌우는 간단한 기능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아무래도 상주하는 앱이다보니 메모리를 좀 차지하고(약 20MB) 무료사용기간이 지나면 바탕화면 하단에 문구가 고정된다는 단점이 있으니, 글자가 많은 웹서핑이나 책 볼때만 잠시 사용해보는것도 괜찮을것 같다.

* 현재 하단문구는 '블루라이트 필터'라는 글자인데 이게 설마 광고문구로 바뀐다거나 하는건 아니겠지? 그렇게되면 바로 삭제..
 기본설정 30%는 많이 어두운편이라서 환경설정에서 필터적용을 20%정도 변경하고 켠 상태와 끈 상태를 비교했는데도 색감에서 꽤 차이를 보인다.
 기기의 밝기 조절과는 다르게 어둡지 않으면서 눈은 좀 편하긴한데, 역시 색감이 달라지고 전체적으로 뿌옇게 보인다는게 단점이라서 글자를 보는 용도 이외에 사용하기는 개인취향에 따라 좀 손해보는 느낌을 받을수도 있을것 같다.
 필터 색상에서 원하는색으로 변경 가능, 필요할때만 사용하려면 부팅시 필터 자동실행에 체크해제.


댓글 2개:

  1. 익명1/22/2014

    정말 좋은글이네요. 구입을 망설였는데 이제 상황파악이 되는군요.
    덕분에 돈벌고(.)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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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색감조절되는 모니터 작업에서 궂이 선글라스를 쓸 이유는 없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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