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2014

특이한 설정과 끝없는 반전이 있는 볼만한 미드, 브레이킹 베드(Breaking Bad)



레이킹 배드(Breaking Bad)소심한 고등학교 화학선생 월터 화이트의 이야기다.

천재적인 화학자로 한때는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지만 친구와 불화로 회사를 나와 지금은 작은 마을에서 부인과, 아들, 처제, 처형과 함께 넉넉하진 않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던 중에 갑작스런 폐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 월트는 자신이 죽고나서라도 가족에게 남겨 줄 유산을 마련하기 위해 심경의 변화를 격게되고 짧은 기간에 많은 돈을 벌기위해 자신의 화학적 지식을 이용한 마약제조에 뛰어들게 된다.
 고등학교 제자이자 마약딜러로 활동하는 제시 핑크맨과의 동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마약단속반에서도 집요하기로 소문난 요원이자 가족인 처형의 추적을 받게 되지만, 매번 천재적인 머리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는 월터 화이트는 추적을 따돌리면서 점점 마약제조를 확장해 돈을 모아나가는데..

월터는 암으로 죽기전에 사랑하는 가족에게 남겨줄 유산을 마련 할 수 있을지..
마치 아버지와 아들처럼 끈끈하게 이어진 월터와 제시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
월터는 끈질긴 처형의 추적을 따돌리고 계속 마약 제조를 할 수 있을지..

레이킹 배드는 주인공의 결정으로 여러가지 상황에 처하면서 예측 할 수 없이 일이 커지고 그걸 수습하면서 정신없이 진행된다는 점도 재밌지만, 사소한 곳으로부터 나오는 반전이 주는 재미 또한 그에 못지 않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보통은 이런 사소한 곳에서 반전이 나오면 설득력이 부족하거나 억지스럽게 보일텐데, 브레이킹 배드는 충분한 설명으로 얼마나 잘 끼워맞춰서 풀어내는지 마치 허를 찔린것 같은 느낌이랄까..
 미드 하우스에서 매회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병의 원인을 찾아내면서 반전과 재미를 주는것과 비슷한데, 브레이킹 베드는 예상치 못한 사소한 일이 나비효과 처럼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하고 어떤 큰 사건의 원인이 사소한 일에서 비롯됐다는 식으로 풀이하면서 묘한 반전의 재미를 잘 살리고 있다.

 반전도 반전이지만 주변 사물이나 사람을 잘 이용하고 있기도 한데, 마치 추리소설을 보는것처럼 작가의 사물에 대한 관찰력이 참 남다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겉모습은 마약 제조와 폭력이 난무하는 거친 드라마지만 모든 결과에 작은 실마리를 풀어주는 추리 드라마 같은 느낌이랄까..


 사실 매 장면마다 볼거리가 있거나 화려한 배경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아니고 주로 한정된 공간의 집이나 작업실, 사무실 등이 배경이라서 아침드라마 처럼 심심하고 지루 할 법도 하지만..

 카메라가 바라보는 시선이 독특하다고 해야하나 사물이 바라보는 듯한 카메라 앵글이나 빨리 감기를 이용한 시간표현, 약간 왜곡된 와이드 뷰 같은 효과로 화면 자체를 보는재미도 잘 살리고 있다.
자주 등장하는 슬로우 모션과 페스트 모션은 재밌기도하고 멋있기도하고 적절하게 잘 사용됐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또 한가지로는 쉴새 없이 쏟아지는 대사인데, 가만 보면 잠시라도 침묵이 흐르는 장면이 없을 정도로 대사가 쉴새없이 나오면서 상황을 머리속에 상상하게 만들고 소설을 읽는것 처럼 머릿속에 현재 일어나는 상황들을 그리게되고 몰입하게 만드는 느낌이다.

 브레이킹 베드에서는 뭐든 원하는대로 한방에 되는 일이 없다는 것도 재미요소. 사소한 일 하나라도 순탄하게 진행되는 법이 없고 두번세번 꼬이고 그걸 풀어가는 과정이 주된 이야기가 되고, 그 꼬임의 중심에는 항상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보이는 제시가 있으면서 문제의 발단을 만들게 되는데, 월터가 모든일을 계획된대로 실행하는 인간이라면 제시는 그야말로 즉흥적으로 생각없이 행동하면서 상황에 따라 비굴함과 거만함을 오가는 쓰래기 같은 인간이다..

 든점이 다 마음에 들수는 없듯이 브레이이킹 베드를 5시즌까지 다 보면서 단점이라면, 시즌1은 여러가지 설정들이 시작되면서  그 신선함이 재밌고, 시즌 5는 마지막 시즌으로 마무리를 짓기 위해 긴박하게 전개되면서 재밌지만, 그에 비하면 시즌 2,3,4 는 월터의 마약제조와 관련되서 배경만 바뀔뿐 계속 반복되는 이야기다보니 약간 식상하고 지루하다.

 그리고 5시즌까지 보다보면 약간의 막장 드라마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에서 등장인물들의 양면성이 적나라하게 표현되면서 살짝 짜증이 나면서 뭐 저런 인간들이 다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어찌보면 현실의 인간들의 모습과 너무 닮아 있다는 사실에 수긍이 가면서 더 찝찝해지기도 한다.
 결국 브레이킹 베드에 나오는 사람 중 누구하나 정이 가는 사람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는데, 착해보이는 월터의 아들조차도 입으로는 아빠를 위하지만 철없는 이기적인 이중성을 가지고 있고, 월터는 뭐 말할것도 없이 가족을 위한다고 항상 말하지만 알고보면 자신의 욕심과 자존감을 위해 행동할 뿐, 사업과 관련해서도 제시를 위하는것 같지만 철저하게 이기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면서 주변의 모든것을 파멸시키는 캐릭터로 후반으로 갈수록 악당보다 더 역겹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뭐 하지만 결국 현실에서도 누구나 남보다 가족을 위한다는 사실에 수긍 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더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개인적으로는 월터가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모든 판단에서 가족을 위하는 모습이 이중성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억지스러운 설정으로 보이기도 했는데, 평소에는 가족이나 제시보다 돈에 집착을 보이다가도 결국 중요한 순간에는 항상 돈을 버리고 가족 또는 제시를 선택한다는 설정이 계속 반복되는게 참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이다.

시즌1 에서는 화학 천재와 마약이라는 특이한 설정의 조합과 월트의 심리적 변화, 제시와 끈끈한 유대감이 생기는 과정이 재밌게 그려져서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게 본 시즌이다. 이후 시즌에서는 마약과 범죄에 촛점이 맞춰지지만 시즌1에서의 시작은 월터의 능력을 이용하는 쪽에 좀 더  촛점이 맞춰져 있어서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상황을 해결해나가면서 평범한 사람에서 영웅으로 변모하는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 좋다.


시즌2 에서는 여전히 엉성하지만 좀 더 본격적으로 마약제조에 들어가면서 제법 마약상 다운 모습을 모습을 갖춰가는 부분인데, 매번 일이 꼬이고 해결하고가 반복되는 가운데 제시는 병맛의 진수를 보여주고 이야기가 약간 반복되면서 흥미는 좀 떨어지고 짜증이 살살나는 시즌이었다.

시즌3 에서는 월터와 제시의 관계가 틀어지고 월터는 제대로된 유통망을 가진 마약조직에서 제조하게 되면서 큰돈을 벌게되지만, 드디어 사실을 눈치챈 부인과의 갈등으로 가족관계에 금이 간다. 돈은 얻었지만 다른 중요한 것들을 잃어버린 월터와 제시의 이야기..

 시즌4 는 3의 연장선으로 월터와 제시는 마약조직 밑에서 제조하면서 큰 돈을 만지게 되고, 월터의 부인은 현실을 인정하고 현금 세탁을 도우면서 월터는 가족을 되찾게 됐지만, 월터는 보스가 시키는대로 행동해야하는 상황에서 이전의 무기력함을 느끼고 그것을 벗어나기위해 주변상황과 제시를 이용할 음모를 꾸민다.
시즌 5 에서는 이제 왠만한 악당보다 더 악랄하게 변했지만 여전히 가족을 위하는 일이라는 변명을 앞세워 부인을 볼모처럼 잡아두고 있는 월트. 모든 일을 바로 잡으려고 할 수록 더 꼬이면서 점점 감당하기 힘들정도로 일이 커진다.
 이해하긴 힘들지만 관계가 틀어진 제시를 끝까지 포기하지 못하고 엮이면서 사건사고가 끊이지않고 다른 악당들과 직접 맞닥드리면서 첩보,액션 영화를 방불케하는 흥미진진한 진행이 돋보이는 시즌이기도하고 마무리가 지어지면서 한편으로는 질질 끌지 않아서 개운하게 느껴지는 시즌..

 결국 점점 커지는 월트의 탐욕이 문제였지만 한번 길을 잘못들었을 뿐인데 그걸 멈출수도 그만 둘 수도 없었다는 사실에 월트가 약간 안쓰럽기도 하다.

이야기, 연출, 연기, 구성 뭐 하나 나랄데없이 곳곳에 센스가 돋보이는 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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