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2014

2013년 후반에 본 영화 리뷰-3 (감기,엘리시움,울버린,더파이브,친구2,변호인,그레비티)



감기 (The Flu), 2013
개인평점 3점,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난은 바로 모성애..

 자동차 사고현장에서 소방관 지구가 여의사 인해를 구조하면서 시작된 인연은 도시에 감기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위기상황속에서 다시 이어지는데, 인해의 딸 미르를 구하기 위한 기나긴 여정이..

 특별출연 차인표.. 딱딱 끊어서 말하는 말투때문인지 연기나 역할의 폭이 좁고 나오는 영화마다 왠지 어색하고 실패하는 배우 같다는 생각이 문득..

 재난 영화들이 대부분 초반에 여러 사람들의 상황을 설명 한 후 각자에게 위기가 닥치면서 감정이입하게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이용하는 것처럼, 감기 역시 비슷한 방법으로 초반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풀어가는 것과 감기의 전염경로에 대한 여러가지 상황에 대한 설명부분은 나름 흥미롭게 진행되면서 괜찮았다.

 그러나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웅얼거리는 바람에 제대로 알아 들을수도 없는 대사들, 영화내내 빈정거림으로 다가오는 장혁의 말투, 앞뒤 설명도 없이 긴박한 상황을 만들고 바로 해결해 버리는가 하면, 그런 통제된 상황속에서도 주인공들은 이미 모든걸 다 알고 있었다는듯이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면서 마치 슈퍼히어로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만드는데..
 가장 납득이 안가는 부분은 여의사가 딸 아이의 감염에 의사라는 신분에 대한 일말의 고민도 없이 앞뒤 안가리고 무모하게 딸아이를 구하려고만 한다는 것인데, 어떤 계기도 없이 단지 모성애만으로 설명하기엔 억지스럽고 그런 여의사의 행동이 이 영화의 주된 이야기다보니 영화가 전체적으로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거기다가 소방대원까지 가세해서 아이를 구하기위해 자신이 희생양이 되지 못해 안달난 사람처럼 행동하고, 결국 둘은 딱히 해결방법이 있는것도 아닌것 같은데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극적인 상황들을 만들어내기 위한 떡밥을 투척하는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게하는데, 주변인물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뭐 말할것도 없이 즉흥적이고 ..

 아무튼 아역 때문에 한번 찡 했던 것 빼고는 억지스러운 이야기 진행에 앞뒤 가리지 않는 무모한 주인공들의 행동으로 짜임새나 설득력이 부족한 그냥 재난+시체 영화.



엘리시움 (Elysium), 2013
개인평점 3, 뜬금없는 설정들과 설명이 부족한 상황들 그리고 동네 싸움 같아 보이는 스케일..

 대부분의 인간들은 피폐해진 지구에 살고있지만, 상위 1%의 선택받은 인간들은 우주공간에 엘리시움을 만들어 모든것을 누리며 생활하면서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데, 그곳에는 모든 병을 버튼 하나로 치료 할 수 있는 기술이 있고 지구에 살고있는 사람들은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엘리시움으로 향하는데..

 미래라는 배경에 현실에 적응해 살다가 부당함게 대항하는 주인공이 나오는 SF라면 토탈리콜? 거기서 액션과 특수효과, 음모와 반전를 빼면 엘리시움이 될 것 같은데..
 줏대가 없다고해야하나 갈피를 못잡았다고 해야하나 여기저기서 그럴듯한 설정이나 장면들을 이것저것  붙여놓기는 했지만 잘 짜맞추지 못하고 깊이도 없고 재미도 볼거리도 감동도 별로 없다.

 맷 데이먼이 나온다는 것과 상류층과 하류층으로 나눠진 지구의 미래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지에 대한 기대감이 있긴했지만 실망만..

 우연하게 사건에 휘말리게되는 주인공은 왜 병을 치료하려는건지 이유도 목표도 불분명하게 행동하다가 중간에 갑자기 친구를 위해 희생을 감수하는걸로 선회.. 대항군도 아니고 그냥 불법 이민으로 장사하던 해커집단은 무슨 동기로 갑자기 인류의 희망을 위해 엘리시움으로 쳐들어가는지.. 충분한 설명도 없이 앞뒤없이 상황이 전개되는 부분이 많다.
 악당으로 등장한 특수요원은 자동화 무기 한발 쏘고 엄청나게 환호하고 뜬금없이 대검을 꺼내 들지를 않나, 해커는 뇌에 컴퓨터가 연결된것도 아닌데 암호화된 코드가 쭈욱 올라가는걸 보자마자 엘리시움 리부팅 코드라는걸 알아채고, 엄청난 의료기술에 비해 보기 안쓰러울 정도의 초라한 특수효과의 안드로이드는 나사로 박는데 어떻게 신경계와 연결되고 작용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
 하류층이 엘리시움으로 쳐들어가게되는 핵심 원인인 원터치 의료 침대에 대한 설명도 없다. 보여지는 것처럼 집집마다 있을정도에 별도의 비용이 필요 없는 의료기기를 왜 엘리시움에서만 사용해야하는지.. 차라리 유저자 결합으로 재생능력을 올린다던가 복제인간을 사용하는게 더 설득력있어 보일정도다.

 가장 어이가 없었던 설정은 그냥 리부팅 코드를 이용해서 시스템을 장악하면 되는데 왜 궂이 무력을 이용해서 시스템을 파괴하려고 하느냐는 것이다. 엘리시움이 무슨 외계 우주선도 아니고 그대로 사용하면 득이 더 많은데 말이다.

더 울버린 (The Wolverine), 2013
개인평점 3점, 천하무적 울버린과 일본 예절 알리기..

 사랑하는 사람을 항상 잃어야 하는 불사의 몸을 포기하려고하는 울버린을 둘러싼 음모..

  엑스맨을 생각하면서 헐리우드의 화려한 그것을 기대했다가 삼류 영화 분위기에 상당히 실망했는데, 단지 휴잭맨이 나온다는 것뿐 그외의 배우들이나 이야기는 상당히 어색했다. 울버린이 주인공이 아니라 무슨 사무라이 영화에 울버린을 떨궈 놓은것 같다고나 할까..

 아무튼 예전 영화에서 많이 보던 그 나라의 예절을 알려주는 부분에서 빵 터지고, 울버린을 대적 할 수 있는 제대로된 적수가 없어서 영화내내 긴장감이 떨어지고, 액션 장면에서는 던지고나면 떨어지는 과정은 쏙 빼놓고 나동그라진 장면이 바로 나오면서 뚝뚝 끈겨있는 식으로 전체적으로 허전함이 많이 느껴지면서 어느것 하나 만족스럽지 못한 영화다.

 휴잭맨에게 낚인것 같고 차라리 엑스맨을 한번 더 보는게 나을것 같다.



더 파이브, 2013
개인평점 1점, 차라리 실화 버프라도 있었으면..

 잔혹한 살인마에게 가족을 살해당하고 자신은 장애인이 된 주인공 은아는 이식 받을 장기가 필요한 다섯명에게 자신의 장기를 제공하는 댓가로 살인마를 죽여달라고 하는데..

 너무 짧은 도입부로 주인공의 상황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감정 이입이 힘들고, 그렇다고 초반부터 시작되는 복수극이 치밀하고 흥미진진하다거나 그런것도 아니다.
 은행털이 영화에서 계획을 세우듯이 치밀한 계획에 스릴러라는걸 붙인건 괜찮았지만, 그 계획부분이 헛점 투성이에 허술하다보니 전체적으로 억지스러워 보이면서 흥미가 떨어지는 느낌이다.

 장애인이 된 주인공은 두뇌 역할도 아니고 상황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행동은 이해가 안가고, 살인마는 죽은것 같다가 살아나는 타이밍이 뻔하고, 잔인하기는 하지만 동기나 수법에 대한 설명의 부재로 살인마의 존재감도 그리 크지 않고, 주변 인물들 역시 장기가 필요하다는것 외에는 제대로된 설명이 부족하고 캐릭터들이 죽어있는듯한 느낌..

 김선화는 맡은 역할이 좀 생소하긴 하지만 소리만 지른다고 절박하게 보이는게 아니고, ~습니다 라는 말투만 사용한다고 비장해 보이는게 아닌데, 전체적인 분위기와 안어울리게 혼자만 너무 진지한 모습은 오히려 겉도는 것 같기도 했다.

친구2, 2013
개인평점 2점, 과거 폭력만 있는 폭력영화로 회귀

친구가 다른 조폭 영화보다 재밌었던 이유는 폭력적이어서가 아니라 친구간의 우정이라는 내적인면이 폭력보다 강조되면서 감성을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친구2는 그런 장점들을 버리고 과거 조폭영화에서 폭력과 욕설이 난무하던 그런점들만 극대화 시켜놓으면서 과거로 회귀한 것 같은 느낌이다.
* 두사부일체는 폭력+코믹, 친구는 폭력+우정 그런거 아니었나..

 이야기로 보면 주인공이 유오성인지 주진모인지 아니면 김우빈인지 애매하고, 세명 다 주인공이라 하기에는 산만하게 왔다갔다하면서 셋다 확실한 비중이 없이 보이기도 한다.
 그나마 유오성이 주인공인 것 같기는한데 액션도 없고 비중으로 보면 약간 김우빈의 들러리 느낌도 있고, 그렇다고 김우빈을 주인공으로 보자니 연기나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결국 친구의 재미를 기대하게 하다가 허무하게 끝나버리는 느낌이다.

 김우빈은 역할에 너무 몰입했다고 해야할지 설정을 잘못잡았다고 해야할지 보는내내 불편할 정도로 눈을 뒤집어 깐 모습과 알아들을 수 조차 없는 격한 사투리를 구사하고 있는데, 그렇게까지 하면서도 존재감을 키우지는 못한 모습이다.

 분위기는 비슷하게 살렸는지 모르겠지만 우정, 의리 이런것에 대한 감성도 부족하고 이야기 전개는 뻔하고 지루하게 이어지는 그냥 친구3를 김우빈에게 넘겨주기 위한 사전 작업정도인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망스러웠던 영화.

변호인, 2013
개인평점 5점, 법정 영화가 아니었군..

 내용에 뭔가 현시대에 필요한 깨닳음 같은게 있다는데는 동의 하지만 영화적으로 봤을때 이게 그렇게 호평일색인 영화가 맞는지는 좀 의심스럽다.
 법정 영화로 보자니 사건의 발단이나 실마리에 대해 추리하는 재미를 주는것도 아니고, 중간중간 인위적으로 상황을 넣어둔것 같은.. 한마디로 송강호 말고는 볼게 없는 그야말로 원맨쇼 같은 느낌이 강하다.

 중요한 증인의 등장 장면만해도 일반적으로 사전에 증인으로 나설 사람의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변호인의 긴 설득 끝에 극적으로 증언하게 되면서 상황을 역전시키는 그런 법정드라마의 묘미도 없이 그냥 주요 증인이 갑자기 나타나서 증언을 한다거나 후반 변호사들이 무더기로 변호인 신청을 하지만 왜 그런건지에 대한 이유도 동기도 자세한 설명이 없다거나..

 주인공이 돈만 밝히던 변호사에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의식있는 변호사로 바뀌는 심경의 변화에 대한 설명으로 폭행을 당한 모습을보고는 그렇게 됐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고, 좀 더 많은 시간을 들여서 의식이 전환되는 배경이 될 수 있는 과거사가 있었다면 더 설득력있는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그냥 현시대에 비춰서 뭔가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있는것도 같지만, 한동안 쏟아졌던 다른 실화를 바탕으로한 고발 영화들처럼 영화적인 재미는 부족한데 다른점은 송강호가 살려놓았다는 것.. 만약 다른 배우가 주인공이었다면 이런 평범한 이야기를 살려내는건 쉽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레비티 (Gravity), 2013
개인평점 3점, 아름다운 광경과 헐떡이는 숨소리..

 우주 다큐는 저리가라 할정도로 우주의 광경을 아름답게 보여주면서 인셉션의 폭발장면을 연상케 하는 멋진 특수효과 그리고 우주공간을 연상케하는 카메라 앵글은 느리고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360도를 자유롭게 돌아가는 정말 우주에 있는것 같은 느낌을 연출한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헉헉대는 산드라블록의 거친 숨소리.. 눈이 즐거운것도 초반에 잠시 일 뿐 주인공의 이야기나 위기를 헤쳐나가는 과정이 너무 평범해서 눈이 적응하고 나면 이내 곧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여 주인공은 우주까지 나갈정도면 적성검사나 철저한 훈련을 거친 상태일텐데 왜 그렇게 시작부터 당황하고 헉헉대고 제대로 하는 것 하나 없는 모습으로 마치 우연히 우주선에 떨어진게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정도도 당황하는 설정으로 되어 있는건지는 약간 의문..

 우주에서의 장면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오기 위한 노력을 그리는 과정 사이에 기억에 남을 만한 감동적인 이야기 부족하다는 점이 많이 아쉽다.

 금요일엔 수다다에 나오는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왠지 다른 평론가들과는 달리 뭔가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는것 같은 이미지라서 지난번 마스터도 그렇고 이번 그레비티도 그렇고 극찬을 하길래 본거였고, 보고나서 든 생각은 역시 이동진 평론가도 그냥 자신만의 영화지식에 자부심이 강한 다른 평론가들과 별반 다를것 없다는 생각이 문득..

* 위의 영화평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 요근래 재밌는 영화를 찾기가 왜이렇게 힘든건지.. 감성이 매말랐나..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