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도난은 몇만원짜리건 몇십만원짜리건 간에 잃어버리면 속쓰린건 마찬가지.
몇년사이 자전거가 각광을 받으면서 자전거 도난에 대한 문제도 커지고 있지만, 사실 자전거 도난이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어릴적 애지중지하던 자전거 한두대쯤 잃어버린 경험 하나씩은 다 있을테지만, 여전히 자전거는 도둑맞기 쉬운 물건이다보니 자전거 구입을 생각했다가도 망설이게하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자전거 도난에 대한 걱정때문이다.
요즘은 일반사람들도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이 넘어가는 고가의 자전거를 구입하는 경우도 늘어나면서서 자전거 도둑들에게는 그야말로 노다지가 널려있는 세상이랄까..
개인적으로 이런 고가의 자전거 구입에 대해서 마치 일반적인 산행을 목적으로 하면서 등산복은 극한의 상황에서나 입을법한 고기능성 수십만원짜리 유명 아웃도어 제품으로 구입하는것과 비슷하다고 보는편인데, 물론 고가의 자전거를 구입해서 십분 활용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카메라나 등산복처럼 자신의 능력에 맞지 않는 고가의 자전거를 끌고다니면서 일종의 장비 과시용으로 사용하고 있는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살짝 든다.
어쨋거나 자전거가 싸든 비싸든간에 잃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에 변함은 없지만, 출퇴근이나 간단한 운동정도의 용도라면 백만원짜리 자전거 한번 잃어버리는 것보다는 이십만원짜리 5번 잃어버리는게 나을수도 있다는 엉뚱한 생각을 해보며..
십만원에 구입해서 아직도 잘타고 있는 랭글러 GT-MB200
다이소에서 구입한 2천원, 3천원짜리 와이어 자물쇠 두개로 앞뒤로 잠궈놓고, 아파트 계단이나 시내에 세워놓고 다녔는데도 1년가까이 도둑맞지 않고 무사한걸보면,
왠지 도둑들도 이 자전거가 사은품으로 뿌리던 바로 그 자전거라는걸 아는것 같기도하고.. 묘하게 기분이 나쁘다.
자전거를 도난당하는 경우는 주로 저녁에 집 앞에 보관하거나 밖에 세워놨다가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고, 작고 가벼운 자전거의 태생적 한계 때문에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훔칠 수 있을정도로 도난에 취약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경우 도난의 위험이 크다.
⊙ 현관에 잠금시설이나 CCTV가 없는 아파트나 빌라의 통로 및 계단에 묶어놓는 경우 : 자전거 도둑에게 심리적으로 부담을 줄 아무 장치가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 외출시 타고가서 인적이 뜸한 곳이나 그런곳의 자전거 거치대에 묶어놓는 경우 : 자전거 거치에 묶어놓는다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는건 착각이다.
⊙ 주변에 초중고등학생들의 왕래가 많은 지역이나 근처의 대학교에 세워두는 경우 : 학생들이 다 그렇다는건 아니지만 경제적으로 자전거를 구입 할 능력이 부족하고 비교적 죄의식이 낮기 때문인데, 주변 주택가부터 자전거가 많은 대학교까지 안심할수 없다.
⊙ 금방 나올거텐데라고 잠시 자물쇠를 채워놓지 않는 경우 : 우리 동네인데 에이 설마.. 최소한 굴러가지 않도록 허름한 자물쇠라도 채워놓는게 좋다.
⊙ 낮 보다는 밤이나 새벽, 인적이 드문 곳과 초중고생들의 왕래가 많은 곳들이 도난의 위험이 높긴하지만, 보통 훔칠 자전거를 물색하는 범위를 신문이나 우유배달 같이 집앞 구석구석까지라고 생각한다면 집안에 들여놓지않는한 안전한 곳은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제도적인 문제는 자전거 도로만 깔아놨을뿐 자전거 도난을 방지할만한 뚜렷한 대책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자전거 등록제 같은건 심지어 번호판이 있는 오토바이도 도난당하면 분해되서 찾는게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 자전거는 그 실효성에 의문이 들고, 현실적으로 당장 필요한건 어딜가나 자전거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무료 또는 저렴한 이용료의 자전거 주차시설이라고 생각된다.
별도로 자전거 주차장을 짖는다거나하는 거창한 대책보다는 기존 자동차 주차장에서 저렴한 가격(부피만큼 1/5정도 가격이라던가)에 이용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한다던가, 동사무소마다 자전거 거치대에 감시인력 또는 CCTV를 설치해서 믿고 맡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던가하는 간단하면서도 바로 적용가능한 현실적인 대책이 참 절실하다.
자전거 제조사들이 혹시나 자전거 도난이 많아지면 더 많은 자전거를 팔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후서비스 차원에서 그리고 자전거 도난에 대한 인식으로 자전거 구입을 꺼리는 분위기로 갈 수도 있다는걸 생각하면, 안전한 자전거 보관 장소에대해 직접적으로 제공하거나 제도적 지원을 요구하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자전거 도난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자물쇠지만, 사실 절단기나 그라인더 앞에서 그깟 자물쇠들은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 일 뿐, 심리적인 효과와 도난 시간을 약간 지연시키는정도 그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많이 사용하는 몇천원대 와이어 자물쇠부터 고가의 4관절 자물쇠까지 광고에서는 잘 안잘리는것처럼 광고하지만, 도둑들은 쉽게 잘리는 연결부위를 노리지 광고처럼 잘 안잘리는 부위를 노리지는 않기 때문에 결국 몇천원짜리든 몇만원짜리든 절단하는데 드는 시간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게 함정이고 그걸 상술에 이용해 구조만 조금씩 바꿔가면서 비싼 자물쇠를 팔아먹는게 현실이다.
자물쇠의 용도는 그냥 누가 끌고가거나 앞바퀴나 의자 같은 부품을 쉽게 빼가는걸 방지하는 정도, 이 자전거는 주인이 주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걸 도둑에게 알리는 정도의 역할 일 뿐, 아주 두껍고 무거운 자물쇠를 채워놓는다고 하더라도 훔칠려고 작정한 도둑에게 별다른 장애물이 되지도 못하고 자전거의 구조상 간단하게 나사 몇개를 풀러서 뭐라도 훔쳐 갈 수 있는게 바로 자전거의 한계.
와이어 자물쇠는 저렴해서 많이 사용하는 자물쇠로 얇은 여러가닥의 와이어가 절단기에 한번에 잘리지 않아서 안전하다고 하지만 , 번호키와 연결되는 관절 부위는 쉽게 자를 수 있다.
4관절 자물쇠는 요즘 유행하는 2~3만원대 자물쇠로 어떤글을보면 도난방지에 4관절락이 탁월한 것처럼 이야기하던데, 재질의 강도가 높긴하지만 역시 관절부위를 공략하면 자를 수 있다.
자전거 무게가 자동차처럼 쉽게 들고 갈 수 없을정도로 무거워진다면 모를까 어떤 자물쇠를 사용하건 도난 방지효과는 어차피 거기서 거기다.
U자형 자물쇠는 연결부위도 바깥쪽과 같은 두깨의 철심이라서 조금 어렵겠지만 절단기로 못자를 정도는 아니고, 의외로 길다란 몸통부위가 약점일 가능성도 있고, 휘어지지 않아 부피를 많이 차지한다는것도 약간 단점.
자물쇠보다 중요한건 자전거를 보관하는 장소와 결박하는 방법
몇만원짜리 자물쇠를 채워놓고 인적이드문 골목에 세워놓는 것 보다는 몇천원짜리 자물쇠로 채워놓더라도 사람들로 북적이는 거리나 경찰서 앞에 세워놓는게 더 안전하다.
자물쇠는 도난방지의 목적이 아니라 훔치려는 심리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는데, 이런 범죄 심리를 막을 수 있는데 경험적으로 자물쇠 보다는 보관장소의 선택이 더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자전거 도둑 입장에서 생각하고 어떤장소가 훔치기에 좋고 어떻식으로 훔쳐갈지를 생각해보면 자전거를 어떤 장소에 세워둬야 안전할지 생각하는데 도움이 되는데, 다음과 같은점들을 생각하면서 거치시키도록 한다.
⊙ 길이가 긴 자물쇠를 이용해 주변에 고정된 지형지물(거치대,파이프,벤치)에 묶는다. : 허름한 자물쇠도 상관없고 그냥 바로 통째로 들고 갈 수 없다는걸 알리는 정도의 역할
⊙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고 눈에 잘띄는 곳에 세워둔다. : 마음먹고 달려드는 업자라면 어쩔수없지만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좀도둑들을 심리적으로 포기하게 만드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눈에 잘 안띄는 곳에 나두는게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지나다니는 사람들 모두가 자전거 도둑일때나 그런거고 오히려 감시의 눈이라고 생각하는게 낫다.
⊙ 집앞이라고 방심하지말고 가능하면 집안에 들여놓는다. : 길거리도 아니고 집앞인데 설마? 자전거 도둑들의 탐색 반경은 바로 집 문앞까지이고 오히려 아파트내에 계단이나 통로같이 인적이 드문곳이 길거리보다 훔치기에는 더 좋은 장소다. 아파트 현관이 잠겨있지 않거나 CCTV가 없다면 집안에 자전거를 들여놓는게 최선이다.
⊙ 외출시에는 경찰서, 관공서 주차장, CCTV가 있는 주변극장,대형마트 주차장을 이용한다. : 완전히 안심 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만약 자전거를 도난 당했다고 하더라도 CCTV나 출입기록을 통해 어떤 실마리라도 잡을수있는 여지가 남아있고, 세상에 자전거가 널려있는데 궂이 경찰이 왔다갔다하는 위험을 무릎쓰고 자전거를 훔칠 도둑은 없을듯
⊙ 자전거를 싼걸 구입하거나 허름하게 보이도록 만든다. : 꼭 비싼 자전거만 훔쳐가는건 아니지만 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고 자전거 도둑들도 사람인데 녹슬고 바람빠진 자전거 보다는 깨끗하고 새것같은 자전거를 탐내지 않을까? 락카로 얼룩달룩하게 색칠한다던가 세워놓을때 안장을 빼놓는다던가하는 방법들을 생각 할 수 있지만, 어쨋든 멀쩡하게 굴러가는 자전거라면 타겟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자전거를 결박하는 방법은 몸체(프레임)의 가운데에 막힌 삼각형 부분을 이용하면 자물쇠를 끊지않고는 뺄 수 없기때문에 좋다.
왼쪽의 사진처럼 앞바퀴와 몸체, 뒷바퀴와 몸체, 몸체와 고정된 지형지물을 연결하는 식으로 와이어 자물쇠 등을 이용해 결박해놓으면 된다.
특히 분리가 쉬운 앞바퀴, 의자 봉, 핸들 등에 묶어두는건 절대 위험하다.
자전거를 도난 당했다면, 현실적으로 되찾는건 거의 힘들다는건 이미 알고있지만..
먼저 경찰서에 신고해 이어지는 범죄 예방에 조금이나마 일조를 하고(적극적으로 조사가 이뤄지는건 아니고 주변 순찰팀에게 알리는 정도), 주변을 몇바퀴 돌면서 혹시 내 자전거와 비슷한게 있나 찾아보면서 조금이나 마음을 달래보고 몇일정도 꿈속에서 자전거를 찾는 장면을 연상하면서 눈을 뜬다..
요즘은 자전거 관련 카페 같은곳에 자전거 사진과 자전거 프레임에 박혀있는 고유번호(차대번호)를 올려서 다른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나중에라도 자신의 자전거임을 입증하는 자료로 사용하기도 한다는데, 대부분 분실한 자전거는 분해되거나 해외로 팔려나간다고도하니 몇일정도 노력을 해봤는데도 못찾으면 깨끗하게 포기하고 잊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다.
결론
자전거는 휴대 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도난에 취약한 물건이고, 몇만원짜리 자전거 자물쇠도 결국 도난을 막아주지는 못한다.
요즘 유행하는 4관절 자물쇠도 접히는 편리성으로 사용한다면 모를까 여전히 관절부위의 약점을 가지고있고, 그 외 도난방지를 목적으로 내세우는 도난방지 장치들을 달수록 방지효과가 올라가는게 아니라 잃어버릴 돈만 늘어나는 것이라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문제는 자물쇠가 아니라 자전거를 세워두는 장소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이고, 제도적으로 믿고 세월 둘 수 있는 자전거 주차공간이 지원되지 않는한 자전거 도난문제 해결은 힘들것 같다.
앞바퀴, 안장, 페달까지 각각 자물쇠를 채우면서까지 피곤하게 자전거를 끌고다닐바에는 차라리 몇달정도 타다가 잃어버려도 마음편할 정도의 가격대 자전거를 구입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 할 듯.
자전거는 구입하는 순간 이미 잊어버리는 타이머가 돌아가는 기분이랄까..
참고
자전거/보안 - 엔하위키 미러 : 장난스럽지만 여러가지 사례를 들어 자전거 도난에 대한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 말하는 글
도난 방지 자전거 자물쇠 선택 요령은? - KBS뉴스 : 자물쇠의 가장 안잘리는 부분을 절단해보면서 자물쇠 선택요령을 언급하는 어이없는 실험의 한 예
4관절 자물쇠 : 엔하위키 미러 : 요즘 유행하는 4관절락에 대한 솔직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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