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1/2012

영화 남영동1985. 고문장면에 너무 많은 부분을 할애한듯..



남영동 1985 (예고편
개인적으로 다큐도 좋아하고 해서 시대적인 영화도 종종 보기는 하는 편인데, 보고난 소감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영화로 만든다는건 실제에 허구를 더해서 영화적인 흥미요소도 있어야 하는것 같은데, 남영동 1985는 그런 면에서 실제로 일어난 고문에만 너무 집중하다보니 영화적 흥미는 상당히 떨어지는 영화였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고문 장면에서 고문 장면으로 끝나는, 마지막 엔딩의 피해자들의 증언만 봐도 충분했었을 영화.."
영화 내내 보여주는 고문 장면 보다 엔딩에 나오는 경험자들의 솔직한 한마디가 더 가슴에 와닿을 만큼 영화적인 재미는 별로 없었다.

주인공
영화 내에서 배우들의 벌벌떨고, 고문하고, 욕 하는 장면은 실감나고 잔인함에 분노를 자아 내긴 했지만 단지 그것 뿐이었다.
그 역할의 심리상태나 주변 상황에 대한 설명과 묘사는 단편적으로 짧게 이루어져있고 턱없이 부족해서 살아있는 캐릭터들이라는 느낌보다는 스릴러 영화에나 나와서 지나가다가 죽는 희생자들 같은 배경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대적 배경에 대한 좀 더 친절한 설명과 주인공의 운동권 모습을 보여주는데 좀더 시간을 할애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주인공이 어떤 활동을 했었는지, 고문 당하다가 어떤 갈등 후에 거짓자백과 주변인물의 이름을 말하게 되는지, 고문자 들은 어떤 배경을 가졌으면 왜 그런일을 하게 됐는지 등..

스토리
영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고문 장면 덕분에, 스토리가 없어 중반 이후 부터는 흥미가 급감하고 이걸 끝까지 봐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연과 조연들의 이야기가 좀 더 얽혀서 그 흔한 우연같은거라도 하나 있었으면 어땠을까?

뭐 주인공이 예전에 같이 활동하던 운동권 사람이 고문자 중 한명의 친인척 관계여서 그 친인척과의 대화하다가 우연히 알게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죄책감을 느껴 내면적인 갈등에 시달린다던가.. 아니면 주인공이 과거 시위를 하던 중 위험에 처한 고문기술자를 우연히 구해준 적이 있었고고, 그 때문에 고문기술자는 잠시 갈등하지만 나라를 지키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는 생각에 고문을 강행한다던가..

영화 중간에 잠시 백계장의 동생이 운동권, 이계장이 때리고 난 후 미안함에 주인공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생기긴 했지만 그 이상으로 발전 없이 지나가버렸다.

전체적으로..
시대를 고발하는 의미있는 소재가 교훈적으로 좋다고해서 영화적으로 재미가 없는 영화를 봐야할 의무는 없다. 그리고 영화를 봐야할 만큼 피해자들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잇는것도 아니다. 이건 그냥 고문의 방법을 보여주려고 한것 같이 너무 많은 부분을 고문 장면에 할애한 느낌이다.
피해자는 피해자대로 가해자는 가해자 대로의 심리묘사를 통해서 각각 심도 있는 캐릭터로 만들었으면 내용에 좀 더 몰입 할 수 있었겠지만, 가해자는 그냥 고문을 즐기는 악마정도로 표현되고 피해자는 매맞는 개처럼 표현 되 버린 것도 아쉽다.

개인적으로 별로 재미도 교훈도 통쾌함도 없는 영화였다.
혹시 안 볼 사람을 위해 전체내용을 요약 해주자면..
"고문하고 고문당했던 남영동 이야기"
끝..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