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6/2012

책 마법사들, 현실과 판타지의 중간쯤..



마법사들, 2010 



소설을 읽어본지가 몇 년은 된것 같은데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갔다가 '마법사들'이라는 판타지한 제목이 맘에 들어서 한번 빌려봤다.
요즘 인터넷이나 읽는 책의 대부분은 정보성 글이다보니 이런 감성을 적시는 소설을 읽을 일이 점점 없어지는것 같다.


판타지 소설들의 공식을 깨버린 작품..
나니아 연대기, 헤리포터의 독특한 변주..
라는 수식어가 붙은것처럼 판타지 세계의 익숙한 설정들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모습으로 그려낸 판타지 소설이다. 희망적인 판타지 세계와는 달리 다소 냉소적이고 비관적이면서 현실적인 고민들을 가지고 있는 마법사들의 이야기라고나 할까..

인공인 쿠엔틴은 공부는 잘하지만 자신의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피하려고만 하는 평범한 학생이다. 우연히.. 아니 어쩌면 모든것이 예정되어 있었던 브레이크빌스에 있는 마법대학에 입학하게 되고, 마법을 배우고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을 통해 성장하지만 성장하지 않은.. 그리고 학교를 졸업한 후 이어지는 필로리의 모험을 통해 현실을 직시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6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마법사가 되어가는 청소년의 성장 이야기라는 점이 흥미롭기도 했지만, 사물에 대한 묘사와 심리상태에 대한 비유적 표현들도 한 몫 했던것 같다. 하긴 그래서 소설이겠지만 어떻게 저렇게 실감나게 사물을 묘사 할 수 있을까 싶을정도로 세세한 묘사와 비유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또하나의 재미는 나니아 연대기, 헤리포터,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등과 비교하면서 볼 수 있었다는 건데, 그것들을 뛰어넘는 재미를 주지는 못했지만 비슷한 배경에 다른 상황 그리고 성인의 입장에서 격게되는 일 등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존 판타지 소설의 공식을 깬 작품.. 공식이라는건 오랜 시간동안의 시도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조건들을 모아 놓은것일텐데, 그 공식을 깨는것이 반드시 더 나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건 아니고 마법사들도 그에 해당하는것 같다.

몇가지 아쉬운 점은..

잘 짜여진 이야기와 구성에 비해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이 약간 허무하면서 집중되지 못한 느낌이 있다. 중요한 사건들이 모여서 끌어가기보다는 일상적인 이야기들로 전체적인 이야기가 흘러가다보니, 주요 사건들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크지 않고 자세한 묘사가 없이 뭉뚱그려 넘어가는 느낌으로, 읽고 난 후 주요 사건에 대한 기억은 있지만 머릿속에 그 장면이 잘 그려지지 않았다.
마법대학에 입학하면서 재능을 보이는 주인공 쿠엔틴의 후반부 활약을 내심 기대했지만 오히려 점점 더 무능하고 방관자가 되가는 느낌을 주면서 큰 비중을 차지 하지 못한체 그저 연결고리 역할로 전락해 버린것 같은 느낌이었는고,
마지막으로 판타지 소설임에도 판타지적 사건보다는 인간의 삶에 대한 고민과 사랑에 촛점이 맞춰진 모습으로 전반에 걸쳐 악과 대치하는것보다 인물들 각자 내면의 갈등과 대치하는 비중이 너무 큰 느낌이었다.

쨋든 간만에 소설을 읽으면서 한동안 잊고 있었던 언어적 자극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요즘 정서가 메마른 나의 상태로 볼 때, 꽤나 불필요한 단어들까지 이용하면서 사물을 현란하게 묘사하고, 몇 마디로 설명 할 수 있는 심리상태를 매번 긴 비유를 들어 풀어주는것에 대해 비효율적이라고 짜증을 냈을법도 한데.. 그러지 않고 끝까지 읽은것 보면..

이번 기회에 반지의 제왕이랑 헤리포터도 읽어봐야겠다.
몇 년전에 읽은 호빗이 이번에 영화로 나왔던데 재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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