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1/2012

영화 바람의 검심, 2012 기대치를 어느정도 충족하는 액션영화



바람의 검심, 2012 

어렴풋이 오래된 기억속에 있는 만화의 실사판이 라니.. 너무 오래되서인지 기억력이 감퇴해서인지 원작의 이야기는 잘 생각나지 않고 켄신에 대한 이미지만 남아있어서 그냥 액션영화를 보는 기분으로 본 바람의 검심은..
적당한 재미를 가진 영화로 원작에 나온 켄신의 분위기도 제법 잘 살려내면서 액션도 시원하게 잘 뽑아낸 느낌으로 전에 몇번 본 일본 사무라이 영화가 좀 거친편이었다면 바람의 검심은 부드럽고 제작비를 좀 더 들인 느낌..

토키리(사람을 베는)라 불리우는 히무라 발도재는 보신전쟁(막부파와 신정부군의 내전) 이후 모습을 감추고 10년간 여기저기를 떠도는 나그네로 살고있다. 메이지 11년 무력보다는 돈이 우선인 세상에서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무사들을 고용해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는 악당 간류, 그리고 그 밑에서 발도재의 이름과 카미유 활심류 검술을 사칭해 살인을 청부를 하는 진에의 수배 전단을 보던 중 카오루와 만나게 된다. 본명을 숨기고 나그네 히무라 켄신으로 카오루와 만나면서 그녀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사람을 살리는 검(카미야 활심류)이 되기 위해 악당들과 맞서게 되는데, 그는 과거의 히토키리 발도재로 돌아가지 않고 모든 것을 지켜 낼 수 있을까..

야기는 배경 설명을 제외하면 전형적인 악당을 물리치는 이야기로 단순하지만 원작에 대한 상상력이 허전한 부분을 보충해주는 느낌도 있고, 큰 흐름에 연관된 작은 사건들로 채워져 있어서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느낌이다. 거기에 추가로 중간 중간 켄신의 과거 이야기로 친절한 상황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보면서 이해가 안가거나 개연성이 없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별로 없었다.
흠이라면 초반의 긴장감이 계속 이어지지 못하는 느낌이라는 것인데, 초중반부터 특별한 사건없이 느려진 진행으로 약간 지루한 느낌이 중후반까지 이어진다. 기대치 이상의 액션장면 없이 사노스케와의 대결, 독약 사건 그리고 켄신의 과거 회상 만으로는 중반을 채우기에 좀 역부족이 아니었나 싶다.


작 캐릭터 꽤 잘 살려서 만화에서 보던 그 켄신을 느끼기에 충분했는데, 액션 장면에서 밀려나가다 자세를 바로 잡는 모습이나, 평소 허술해 보이는 켄신의 표정등에서 어렴풋한 기억속의 켄신을 떠올리게 했다.
다만 켄신의 매력은 해맑음과 어두움을 둘다 가지고 있는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극중 켄신 역의 배우는 어둡고 잔인한 표정에는 어울렸지만 해맑고 아이같은 미소년의 순수함은 부족해 보여서 약간 아쉬웠다.









카오루나 메구미에 대한 원작의 기억이 잘 안나서 딱히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메구미는 비중이 적어서 그런지 무난했던것에 비해, 카오루 역은 좀 현대적으로 생겼다고 해야하나 두꺼운 쌍커플에 선이 두꺼운 얼굴이라서 그런지 시대 분위기와는 약간 맞지않게 느껴졌고 전체적으로 어둡고  심각한 모습으로 기억속의 카오루와는 약간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 외의 캐릭터 들은 비중이 크지 않기도 했지만, 틀니를 끼고 재수없는 악당 역할을 한 간류를 제외하면 강렬한 캐릭터는 별로 없었던것 같다. 사노스케는 켄신이나 카오루에 비해 나이들고 특징이 뚜렷하지 않았고, 진에는 서클랜즈의 어색함이...
그런데 켄신의 머리 가발과 도복을 입으면 누구나 켄신 같아 보일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션 장면은 상당히 사실적이면서도 현란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이 영화의 강점이다.
켄신의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강력한 힘과 다수와의 싸움에서 현란한 몸놀림으로 통쾌한 액션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검술을 이용한 싸움이라는 점은 잘 표현해내지 못한 느낌이다. 전체적인 액션이 왠지 견자단이 나오는 정무문을 보는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역날검으로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는 설정 때문에 벤다기 보다는 칼로 치는 장면이 많아서 일 수도 있겠지만, 검으로 싸운다기 보다는 주먹과 발을 이용한 쿵후를 보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전에 몇 번 본 일본 사무라이 영화에서는 이런 검술의 전투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던 것에 비해서, 바람의 검심은 그런 부분에서 검술 영화라고 하기엔 좀 부족한 감이 있다.
아수라장에서의 멋진 싸움도 좋지만 검술만의 좀 더 절제되고 결정적인 공격으로 마무리 되는 검술 특유의 전투장면으로 바람의 검심만의 특징을 만들어 냈어도 좋았을것 같다.


리고 이건 그냥 해본 생각인데..
가끔 보면 재밌는 영화 별 차이 없는 소품에 배경인데도 왠지 허술해 보이고 재미 없는 영화를 보게 되는데, 그 차이점 중 하나가 카메라 움직임에 있는것 같다.
화면의 흔들림이나 클로즈업이 없고, 컷이 적어 카메라를 들고 그냥 찍은 것 같은 영화들은 왠지 모르게 지루하고 삼류 영화 같아 보이는데, 재밌는 영화들은 일단 컷이 많으면서 긴박하게 흘러가고 필요한 장면에서 클로즈업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하고 적당한 화면의 흔들림이 있는것 같다.
이런거 너무 당연한 말인가.. 저 예산이면 카메라 수가 적어서 컷이 적고 뭐 그런건가.. 언제 카메라 기법이나 한번 검색해봐야겠다.

그런데 바람의 검심에서 아쉬운 부분도 바로 이 카메라에 있다.
일반적인 장면은 흔들림이나 클로즈업으로 자연스럽게 잘 찍은것 같은데, 액션 장면에서는 여러 컷으로 역동적으로 표현하긴 했지만 클로즈업이나 슬로우모션을 이용하지 않아서 좀 너무 사실적이고 허전해 보인다고 해야하나..
예를들어 대결 장면에서 검과 검이 스치는 모습을 클로즈업해서 슬로우모션으로 보여주면서 검날에 비친 켄신의 눈빛이 지나간다던가, 여러사람을 베면서 지나가면서 피를 튀기는 켄신의 모습을 슬로우모션과 음악으로  멋지게 처리한다던가 하는.. 왠만한 영화에서는 다 할것 같은 그런 장면이 없다는건 좀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이런 점이 액션을 더 사실적으로 보이게 해주기는 하겠지만, 어차피 정통 검술 영화보다는 헐리웃 액션에 가까운 느낌을 주는데 이런 기교들로 더 멋진 볼거리를 제공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Rurôni Kenshin: Meiji kenkaku roman tan (2012) on IMDb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