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2012

응답하라1997 특이한 구성과 깨알같은 소품들 그리고 나레이션




드라마를 보게 될때 대부분 지인의 재밌다는 소개에 보게되는 경우가 많다.
매번 완결된 드라마를 몰아서 보다보니 방영중일때 드라마에 공감하는 다른 사람들과 본방게시판에서 같이 떠들지 못하는게 좀 아쉽긴 하지만..
다음 주를 기다리지 않고 시간되는대로 한번에 결말까지 달려 달릴 수 있다는건 꽤나 편리한 방법이다.;;


시원을 따라 머리를 자른 유정. 조금 찡~했던 장면.. 가시나들의 우정이란..

응답하라 1997.. 년

불과 15년전인데 이렇게  멀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그 사이에 다른 시대보다 빠른 기술발전을 이루면서 생활환경이 급격하게 변해서 그런건가..
아니면 원래 과거라는게 누구에게나 멀게 느껴지는 놈이라서 일지도..
응칠의 마지막 나래에션에서처럼 과거로 돌아갈수 없다는걸 알기에 더 멀게 느껴지는건가보다.. (늙어간다는게 이런건가!)

"첫사랑. 저마다의 첫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첫사랑의 그가 아름다웠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첫사랑의 시절엔 영악하지 못한 젊음이 있었고, 지독할만큼 순수한 내가 있었으며
주체할수없이 뜨거운 당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는..
다시는 그 젊고 순수한 열정의 시절로 돌아갈수없다는것
이미 알고있기 때문일것이다."
응답하라 1997 마지막회 후반 나래이션중에서..
쉴새없이 진행되는 짧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덕분에 지루할 틈이라곤 찾아볼수 없다.
전체적인 큰 이야기 흐름을 이어가면서도, 매회마다 정해진 주제를 여러 사건으로 풀어주고 마지막에 모아지면서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러브액츄얼리에서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연결되있는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드라마에 비하면 가볍고 시트콤에 비하면 무게감이 있는 편이다.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과 매회 흐름이 적절히 잘 어우러져 있어서 대부분의 한국드라마가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이 주를이루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약간 미드에서 맡던 냄새가 난다.

매회 중간중간 등장하는 나래이션
뜻하지 않은 서인국의 달콤한 목소리도 괜찮았지만,
마음에 와닿는 글귀로 주인공의 심정과 주제를 잘 풀어주면서, 저 때 나도 같은 생각을 했다는 회상에 잠기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마치 저 시절에 나에게도 저런 상황과 생각이 있었던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면서 회상에 잠기게 하는 나래이션이 정말 매력적이다.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상황들이 하나의 주제로 마무리 되는걸 보면서 이마를 탁 치게 만든다.
전에 본 미드 중 하우스에서도 환자의 병 발생원인과 의사들의 사생활 같이 연관성을 찾기 힘들것 같은 부분이 얽혀져서 하나의 주제를 마무리 하는 구성이 재밌었는데..
다만 응칠에서 약간 아쉬운건 매회마다 주제에 끼워맞추려고 하다보니 전체흐름에 연관성이 없는 이야기들을 뜬금없이 삽입한 느낌이 좀 든다는것.

개인적으로 좀 짜증났던 부분은 드라마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경상도 사투리로 말다툼하는 장면들이다.
지인은 윤재가 멋있다고 하긴 하던데..
여자가 보는 눈과 남자가 보는 눈의 차이인가 아니면 전라디안 이라서 그런가;;
특히 마지막회에서 차안에서 소리지르는 장면은 많이많이 짜증났다..-_-


그 시대를 대표하던 제품과 배경이 깨알같이 재현된걸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삐삐, 다마고찌, PCS 이런 소품들 뿐만아니라 시대적인 사건까지 그리고 중간중간 TV에서 흘러나오는 광고에 깜찍이소다 광고가 들리는것처럼 정말 깨알같이 재현해놔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준다.
약간 아쉬운건.. 너무 많은걸 재현하려다보니 주요아이템 몇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냥 쭈욱 나열되버린 느낌이다. "아 저때는 삐삐를 썼었지.." 하는 정도랄까..
한가지 소품에서 더 많은 이야기나 추억꺼리들을 들춰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배경음악을 빼놓고 응칠을 이야기 할수있을까?
그 시대에 유행했던 정말 주옥같은 음악들의 향연이다.
그 시절엔 지금과 달리 신곡이 물밀듯이 쏟아지지 않았기 때문에 한 곡을 더 오래 그리고 깊게 들었던것 같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래 머릿속에서 까맣게 잊혀졌던 그 음악들을 다시 들을수 있다는것만으로도 좋다.
노래 가사와 느낌이 맞아 떨어지는 드라마속 상황을 보면서 같이 듣고있자면, 음악에 맞춰 상황을 만들었나 생각될 정도로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듯한 느낌과 함께 노래만 들을때 보다 더 큰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
한회에만 대여섯 곡을 삽입했는데 저작권료 지출 좀 컸으려나..;;


시공간을 오가는 구성
주인공이 타임머신을 타고 이동하지 않을뿐 타임머신 영화나 단기 기억상실 영화와 맞먹게 시간대를 이동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한 회안에서 수차례 과거와 현재 그리고 특정시간대의 이야기를 다방면에서 풀어낸다.
그리고 다른 시간대의 그 이야기들은 결국 하나의 주제로 마무리 되는 실마리로 작용한다.
한회를 보다가 중간에 자리를 잠시 비우고 오면 이야기 흐름을 놓칠수도 있을 정도다.
반면에 한회마다 하나의 이야기가 마무리 되고 전체적인 큰 흐름은 별로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중간에 몇회를 건너뛰고 보는건 별로 지장이 없다는 사실;;


아무튼 간만에 여운이 남는 드라마 였다...

웃는 입모양이 참.. 만화에 나올법한.. 귀엽다 ㅡㅠㅡ;;


응답하라 나의 젊음이여..
10년전에서 현재로 응답하면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10년이 되는거 아닐까?;;
10년이 지난후 응답이 도착한 곳은 10년 전이 되고 현재는 다시 10년 후가 되고..
다시 응답하고.. 결국 못받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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