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맛, The Taste of Money (2012)
개인평점 5점, 봐줄만은 하다.
돈에 얽힌 파격적이면서 기막힌 이야기를 기대했던 기대감을 이내 실망감으로 바꿔버린 그냥 평범한 영화 였던 것 같다. 돈으로 권력을 움직이고 가식적인 가족들에게서 신물을 느낀 윤회장의 일탈 행동으로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중후반으로 갈 수록 특별한 이야기도 정사신도 없이 집중력이 떨어지고 지루하게 만든다.
마지막에 윤회장을 위해 주영작이 모든것을 위장한건 아니었을까 하는 반전의 재미를 기대했지만 그런 것 없이 심심하게 영화는 끝나버린다.
특히 김강우는 잘생기고 몸 좋은건 알겠는데, 매 영화마다 변화없는 캐릭터와 뭘 해도 가벼워 보이는 말투와 행동은 좀 흡인력이 없다고 해야하나 주연급으로 역량이 부족하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런 느낌이 매번 아쉽게 만든다.
돈이 쌓인 창고 말고는 특별 할 것 없는 돈에 대한 이야기와 조연급인 하녀 에바 말고는 제대로 된 배드신도 없다보니 김효진의 존재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배꼽에서도 그랬지만 분위기만 잡다가 보여줄듯 말듯 끝나버리는 김효진 보다 송지효, 김옥빈, 전도연 같이 맡은 역할에 충분히 필요한 파격적인 노출도 마다하지 않는 배우가 이 역할을 맡았다면 뭐라도 하나 남는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기분이 좀 우울하고 약간 피곤할 때나 보면 괜찮을지도..
싸이코메트리 (2013)
개인평점 5점, 지루하진 않다.
싸이코메트리라는 초능력을 주제로 삼고 있지만 초능력에 대한 설정이나 장면을 제대로 살려서 보여주지 못하면서 그냥 평범한 형사가 나와서 징징대는 범죄 영화에 머물러 버린 것 같은.. 비슷한 느낌으로는 '초능력자 (2010)'가 떠오른다.
사물에서 기억을 읽어 낼 때 플로피디스크에서 읽는 것처럼 순차적으로 천천히 읽어내면서(눈이 반짝이는 정도로 표현) 느리게 진행되거나, 기억을 읽어 낼 때마다 코피가 터지면서 곧 죽을것 같은 상태로 능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설정 때문에 초능력을 사용하는 빈도 자체가 낮다 보니 초능력 영화에서 초능력을 사용하는걸 보는 재미가 사라져 버린 묘한 상황이다.
뭐 김준이 초능력을 사용하는데 제한이 없고 이 능력으로 비밀번호를 알아낸다거나 가벼운 범죄를 저지르다가 형사에게 잡혀서 능력을 올바르게 사용되면서 더 많은 범죄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게 차라리 더 재밌을것 같다.
기억을 읽어내는 장면도 화면 교차 정도로 평범하게 처리 되고, 초능력 장면도 별로 없는 이 영화에서 결국 남은건 김강우가 맡은 형사 역할 뿐인데, 고집과 사연은 있지만 능력이 없다보니 재미의 공백을 매꾸기엔 상당히 역부족 인것 같다. 하긴 형사가 사건을 조사하면서 풀어내야 할 부분을 김준이 초능력으로 간단하게 보여줘 버리니.. 형사가 아니라 유괴된 아이의 부모에 아이를 찾는 과정에서 몰랐던 아이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그런 설정으로 갔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그래도 기대치가 초능력 영화 수준으로 높아져 있어서 실망이 컸을 뿐이지 평범한 형사 영화수준으로 보면 나름 중반까지는 볼만하고 중후반도 시간 때우기로 볼만한 정도는 된다.
박수건달 (2013)
개인평점 4점, 좀 식상하다.
상당히 오랜만에 보는 박신양의 영화 같은데..
조폭액션,반전,코믹,감동까지 많은 것들을 섞어 놨지만 그 중에서 건질만한건 막판 아역의 눈물 연기가 만들어낸 감동 정도인 것 같다.
주를 이루는 조폭의 상황과 코믹 설정은 평범하고 식상하고, 그러다보니 조폭이 무당을 겸한다는 설정까지도 별 재미가 없을 정도로 조폭과 무당의 조합에서 얻을 건 별로 없어 보였다. 이왕 하는거 목사와 무당이라던가.. 대통령과 무당 정도로 상반된 역할로 해줘야..
박신양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이듯이 말하는 걸 좋아하는편이라 그런지 영화에서 주로 난폭하게 소리지르면서 단어를 찍어 말하는 듯한 모습은 코믹물에도 별로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았다. 전에 나가수 프로에서 김건모가 립스틱 짙게 바르고를 부른 후 립스틱을 엉망으로 바른 모습을 보여줬을때 느꼈 던 그런 어색한 실망감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아주 지루한건 아닌데 별로 색다른 내용은 없고 그렇다고 웃긴것도 아니면서 여러 장르를 섞다 만 것 같은 애매한 느낌인데, 개인적으로는 '점쟁이들 (2012)'이 약간 더 재밌지 않나 생각해 본다.
그냥 시간 때울정도는 되니 심심하면 한번 보는것 정도는 괜찮을것 같다.
연애의 온도 (2013)
개인평점 3점, 썩 상쾌하진 않다.
아~ 로맨스를 기대하고 봤는데 완전히 실망한.. 로맨스로 낚아서 공포물을 보여주는 그런 찝찝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영화..
초반에 연애를 끝내고 태연한 척 하는 부분을 제외하곤..
다큐 형식으로 중간중간 인터뷰 하는 장면은 마치 쇼프로그램을 보는 듯 흐름을 깼고, 남친이 술만 먹으면 개가 되는 인간 막장이라는 설정이 특히 이 영화가 로맨스로 올라오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 것 같았다.
이민기는 전에 보여줬6던 어눌하면서도 순해보이는 이미지에 자존심이 강하고 폭력적인 성향이 더해지면서 막장 캐릭터가 되버렸는데, 연애의 상처와 질투 때문이라고 보기에 과할 정도로 감정 표현과 욕설을 뱉으면서 이 영화를 호러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아직 주연을 맡기엔 아직 캐릭터도 단순하고 목소리도 그렇고 감정표현이 좀 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다고 김민희가 이런 분위기를 바로 잡을 정도로 흡인력 있는 배우는 아닌것 같고 그래서 영화는 결국 로맨스의 문턱도 밟아 보지 못하고 막장 다큐로 시작해서 막장 다큐로 끝나게 되는데..
혹시나 가슴 따듯하고 아름다웠던 연애 이야기와 반전, 감동 자신의 이야기 같은 찐한 여운을 바란다면 이 영화는 절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이 영화는 이제 막 남친이나 여친에게 버림 받고 머리가 멍하고 기분이 나쁘고 울고 싶을 때 보면서 상대 역할을 자신의 남친, 여친이라고 생각하고 같이 욕설을 날려 주는 용도로 사용하면 좋을듯한 그런 영화다.
차라리 그냥 서로 칼부림을하지 화면은 이렇게 따듯하고 좋은 느낌으로 찍어놓고 어떻게 이런 분위기로 만들어 놓은건지..
호스트, The Host (2013)
개인평점 3점, SF치곤 너무 심심하다.
미래를 주제로 SF 분위기만 내다가 끝나 버린 영화.
몸안에 이식된 외계인과 살이있는 인간의 영혼이 계속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으며, 눈빛 색을 바꾸는 것 말고는 다른 초능력이나 그런것이 없는 외계인이라는 설정이 그리 흥미롭게 다가오지 않는게 이 영화의 단점이었던것 같다.
요근래 본 영화들이 어중간 하게 섞어 놓은것들이 많은데, 호스트도 SF랑 로맨스를 섞으려다가 어느것 하나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서클랜즈 홍보 영화 같은 느낌?
황량한 사막과 도색되지 않은 자동차로 미래의 분위기를 내보려고 했지만 스케일이 작아서 별로 와닿지 않았고, 육체적으로 뛰어나지도 않은 외계인에게 어떻게 침략을 당하게 된건지 왜 쫓기는지, 완다는 왜 하나에서 열까지 멜라니의 말에 따라 행동하는 허수아비가 되야 했는지, 외계인들의 사생활이나 문화에 대해서 전혀 보여주지 않는 점 등..
차라리 멜라니의 몸에 완다가 이식되고 밤에 완다가 잠잘때 멜라니가 깨어나서 외계인들과 어울리면서 완다를 궁지로 몰아서 삼촌에게 찾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간다던가 하는 설정이 멜라니가 몸을 장애인 처럼 틱틱 움직여서 완다를 조정하는것 보다 재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여주인공 시얼샤 로넌(Saoirse Ronan)은 호스트에선 그냥 평범한 소녀 정도였지만 잠깐씩 보이는 모습에서 레지던트 이블의 밀라 요보비치 같은 SF여전사 역할도 꽤 잘 어울릴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강인한 표정과 날렵한 몸매를 가지고 있는 배우인것 같다.
영상이 촌스러운것도 아니고 멋진 배경과 적당히 미래의 분위기를 살리고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좀 지루하게 느껴지는건 어쩔 수 없는 사실..
노리개 (2012)
개인평점 3점, 재미를 찾기 힘들다.
사회적 문제를 다룬 영화들을 보면 대부분 정직하게 이야기만 풀어 놓을 뿐 영화적 재미를 주기에는 항상 부족한 점이 많은 느낌인데, 그나마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폭로하는 내용이라면 괜찮지만 이미 알려진 사건을 영화로 만들때는 상당히 지루하게 되는 것 같다.
사건을 추적하는 기자에 재판을 진행하는 검사까지 등장시키면서 재판 영화의 재미까지 기대를 해봤지만, 기자 검사 둘다 주연이라고 하기엔 존재 이유에 의문이 들정도로 사건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하면서 실망감을 안겨 줄 뿐이다.
거기에 기자와 심부름꾼 그리고 검사와 변호사라는 대결구도까지 만들어 놨지만 대결 상대나 상황들이 어설프다 보니 역시 있으나마나 한 설정이 되버렸다.
재판 영화라고 하기엔 막판 반전의 재미 역시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데..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을 반복해서 풀어낼 뿐, 상대를 함정으로 몰아 넣을 수 있는 치밀한 계획 같은것도 없고, 히든카드였던 다이어리를 찾는 과정 역시 별다른 노력없이 얻게 되는 등 전체적으로 심심하게 진행된다.
출연배우들은 마동석을 제외하면 생소하거나 조연급 배우들이었는데, 사건이 배우와 관련된 내용이라 출연하려는 배우가 없어던걸까.. 대부분의 배우들 연기는 상당히 어색하게 느껴졋다. 주연급인 검사나 여배우의 연기는 물론이고 특히 조연급에서도 비중이 꽤 되는 변호사 두명은 어설픈 경상도 억양과 목소리 톤에 어울리지 않는 딱딱한 말투를 구사하면서 어색 그 자체라고나 할까.. 마동석이 기자 역할로 주연급이라고 해도 이야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검사,변호사,여배우 정도까지도 신경을 좀 썼으면 좋았을것 같다.
사회적 이슈를 영화로 만들어서 더 널리 알리고 잘못 된 일을 바로 잡기 위한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걸 감안하고 보더라도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재미다. 재미가 있어야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고 널리 알리는 목적에도 부합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그런면에서 노리개는 기자의 사건 추적 과정이나 검사의 재판 진행 과정을 재밌게 그려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이 많은 영화다.
이미 알고 있는 사건이라고 해도 초반에 사건의 전말을 다 풀어 버리지 말고, 여 배우가 살아 있을 때부터 시작해서 자살 할 때까지 진행한 후 재판과정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을 밝혀 내면서 진행하고, 검사측이 재판에 불리해진 상황에서 가해자들을 한방에 궁지로 몰아 넣을 수 있는 다이어리를 힘들게 입수해서 내용을 밝히면서 통쾌한 복수극으로 가도 괜찮았을것 같은데..
이번에 본 영화들 중에서는 마음에 드는 영화가 딱히 없다. 너무 비판적으로 봐서 그런가..
꼭 눈에 보이는 화려한 액션이 있는 영화가 아니더라도 설득력 있는 이야기와 자연스러운 설정이 있는 그런 영화도 재밌게 볼 수 있는데, 좀 오랜된 영화중에서 평이 좋은 걸 찾아서 보는게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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